트럭면허 따는 한인 중년 늘지만…취업 저조

미주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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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민 6년차인 한모씨(56)는 두 번의 비즈니스 실패로 가져온 자금을 모두 소진했다. 지난 봄 직장을 알아보다 트럭 운전사로 진로를 정하고 한 달간 운전학원에 다녔다. 고소득에 가족들을 위한 베니핏도 좋다고 들은데다 은퇴 걱정도 없고, 안전하게 운전만 하면 되니 안정적일 수 있다는 생각을 했다.

일자리 찾기 힘든 50~60대 도전 많아
장거리 운전·노동강도 높아 포기 속출

하지만 무경험으로 첫 일자리를 구하는데 3개월이 넘게 걸렸고, 타주로 운전하고 돌아오는 스케줄이 2주 이상 걸릴 경우 가족들과 떨어져 있는 것이 큰 부담이 돼 결국은 포기하고 말았다.

일자리 사정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일자리 찾기가 쉽지 않은 50~60대 한인들의 장거리 트럭 운전 라이선스 취득이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사실상 취업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적고, 취업이 되더라도 일이 힘들어 그만 두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가장 큰 부담은 일단 밤낮 없이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상 20~30대 청년들에게도 매우 힘든 노동이다.

트럭을 운전하기 위해서는 '상업용 A 라이선스'가 있어야 하며 취득에는 보통 1~2달이 소요된다. 장거리 트럭 운전자들에게는 마일리지당 30~50센트로 계산, 운행 스케줄에 따라 최소 3000달러에서 5000달러가 지급되며 경험에 따라 건강보험이 제공되기도 한다.

폰태나 소재 비지비트럭킹의 세레나 배 매니저는 "관심을 갖고 문의와 방문을 하는 분들은 한 달에 10여 명은 된다"며 "이중 90% 이상이 면허 취득에 성공하지만 실제 취업하는 분들은 2~3명에 그친다"고 전했다. 배씨는 "면허 취득을 원하는 한인들은 주류와 라틴계에 비해 연령대가 훨씬 높고 회사를 자주 옮기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한인 취업자의 규모가 작다보니 실제 업계에서도 좋은 경력을 가진 운전사들을 확보하는 것은 쉽지 않다.

최근 운전사를 채용하고 있는 C 트럭킹회사 제이 김 매니저는 "이왕이면 한인 운전사를 고용하고 싶은데 수입이 안정되긴 하지만 노동강도가 높은데다 집에서 떨어져 1~2주 장거리 운전하는 일이 말처럼 쉽진 않다"며 "젊어서부터 숙련된 운전자들이 아니라면 쉽게 적응하기 어려운 점도 있다"고 지적했다.

이 때문에 아예 트럭킹 회사들이 한국어가 가능한 운전자들을 모집해 면허를 취득할 수 있도록 돕고 취업도 알선하는 경우도 있다.

다이너스티 트럭 운전학교(포모나) 김봉식 대표는 "한 달에 7~8명 정도 면허를 따고 있으며 대부분 50대"라고 소개하고 "최고 5000달러를 받을 수 있지만 첫 한달 운전을 해보고 진로를 변경하는 분들이 적지 않다"고 현실을 전했다.

한편 상업용 트럭 운전면허를 취득하려면 합법 체류 신분이 있어야 하며, 2~4주 가량 교육과 실습을 마치고 필기와 실기시험을 거치면 된다. 수강료는 보통 2000~3000달러이며 학원에 따라 수료후 취업을 알선해 주고 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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