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M] 휴 잭맨 “악역 맡으며 삭발 … 변덕 심하고 무서워 보이게 연기”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조 라이트 감독(왼쪽)과 휴 잭맨. 이들은 “원작에 짧게 언급된 ‘검은 수염’을 소재로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사진 워너브러더스코리아]

 호주 출신의 할리우드 스타 휴 잭맨(48)이 어린이들을 괴롭히는 악당으로 스크린에 돌아왔다. 새 영화 ‘팬’(8일 개봉)의 홍보차 1일 일본 도쿄를 찾은 그를 만났다. ‘팬’은 평범한 고아 소년 팬이 자신의 숨겨진 능력을 깨닫고 해적 ‘검은 수염’이 지배하는 네버랜드를 구하는 영웅으로 변모하는 이야기다. 제임스 M 베리의 유명한 원작이 바탕이다.

영화 ‘팬’서 검은 수염 역
피터팬 탄생기 그린 판타지
‘어톤먼트’ 조 라이트 감독 작품

 휴 잭맨은 고아 소년들에게 고된 탄광 일을 시키는 악당 ‘검은 수염’역을 맡았다. 기자회견에서 그는 “처음 대본을 읽었을 때 어린이의 시선으로 『피터팬』을 해석한 점이 무척 마음이 들었다. 게다가 ‘어톤먼트’(2007) 등 걸출한 영화를 만든 조 라이트 감독이 연출한다니 꼭 출연하고 싶었다”며 “검은 수염보다 더 비중이 적은 역할이라도 맡았을 것”이라 말했다. 그는 “검은 수염을 변덕이 심하고 예측 불가능한, 그래서 더 무서운 어른처럼 보이도록 연기했다”며 “영화를 보는 내내 아이가 된 느낌이었다”고 덧붙였다.

 검은 수염은 영화 속에 민머리로 등장한다. 휴 잭맨은 이를 위해 삭발도 마다하지 않았다. “처음엔 어린 딸이 안기려고 하지도 않더라. 좋은 점도 있었다. 사람들이 잘 알아보지 못해 딸과 함께 디즈니랜드도 다녀왔다.” 그는 “자녀들에게 다른 사람의 시선을 의식하지 말고 자신만의 꿈을 찾으라고, 이를 위해 열정을 다하라고 가르친다”며 “어린 시절 회계사였던 아버지가 일을 사랑하며 열과 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며 자란 영향이 크다”고 덧붙였다.

 휴 잭맨은 대표적인 친한파 스타다. 2006년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 한국에 공식적으로 방문했다. 딸에게 한복을 입힌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그의 첫 자동차 역시 한국 차였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나는 공식 ‘서울시 홍보대사’다. 꼭 알아주길 바란다. 한식·한복 등 한국의 전통문화를 무척 좋아한다. 딸은 물론 애완견까지 한복을 입곤 한다”며 “내 한국사랑은 호주와 한국을 오가며 일했던 아버지 덕분”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영화에 원주민 전사 역으로 출연한 한국 배우 나태주(25)에 대해서도 “촬영하는 내내 쭉 지켜봤는데, 싸우는 장면이 정말 대단했다”며 “검은 수염이 함께 싸우는 장면이 없는 게 정말 다행이었다”고 칭찬했다.

도쿄=김나현 기자 respir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