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부동산 과열 꺾였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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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행정 수도 이전과 관련, 과열 양상을 보이던 대전 지역 부동산 시장이 정상을 찾아가고 있다.

아파트 분양 시장에선 미달이 발생하는 등 청약 붐이 꺾였고, 전·월세 가격도 하락세로 돌아서고 있다.

◇분양시장=17일 대전시에 따르면 지난 7일 대전 시내 전역에서 아파트 분양권 전매가 금지된 이후 아파트 청약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

지난 13일 마감된 서구 복수동 계룡리슈빌 아파트(3백46가구)의 경우 1∼2순위에서 0.4대 1로 미달됐다. 그나마 3순위에서 3.05대 1의 경쟁률을 보여 전체 청약 경쟁률이 2.2대 1을 기록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 마감된 중구 용두동 주공아파트(3백11가구) 일반 분양의 경쟁률도 2대 1 수준에 불과했다.

분양권 전매 금지 발효 이전에 대부분 수십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것음 감안하면 청약 열기가 크게 떨어진 것이다.

시 관계자는 “위치가 안 좋은 저층에 당첨될 경우엔 청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실제 계약단계에서는 미분양 사태도 나올 것”이라며 “이달 말 대덕 테크노밸리의 4천여 가구가 분양에 들어가면 청약률은 더 떨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월세=독신자나 대학생 등에게 인기가 있는 원룸이나 투룸의 전·월세 가격은 이달 들어 하락세로 돌아섰다.

서구 둔산 신시가지와 갈마동 지역 원룸의 전세값은 17일 현재 2천만원선으로, 지난해 이맘 때보다 5백만원(20%) 정도 내렸다. 이 기간 이들 지역의 투룸 전세값도 4천5백만∼5천5백만원선에서 3천만∼4천만원선으로 1천5백만원 가량 하락했다.

1년 전에 보증금 5백만원에 월 45만원선이었던 이들 지역의 원룸 월세는 현재 보증금 3백만원에 월 30만원선으로 떨어졌다.

중구 대흥·선화동 지역도 사정은 마찬가지여서 올해 초에 비해 전세가가 30∼40% 정도 내렸다. 특히 주거 여건이 안 좋은 지하층은 매물이 나와도 찾는 사람이 없는 실정이다.

시 관계자는 “지난해 7월 주차장 설치 기준 강화를 앞두고 원룸과 투룸 신축이 붐을 이뤄 공급 초과 현상이 나타난 데다 올 들어 오피스텔과 주상복합아파트의 신축이 크게 늘면서 전·월세 약세 현상이 나타난 것 같다”고 풀이했다.

대전=최준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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