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적합 판정 나온 '불량 초콜릿' 열 중 하나만 회수…나머지는 그대로 유통·소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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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시중에 유통된 ‘불량 초콜릿’ 열 개 중 하나만 회수되고 나머지는 그대로 유통·소비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인 인재근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식품의약품안전처에게 받은 ‘카카오가공품류 또는 초콜릿류 수거·검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최근 5년간 유통된 초콜릿류 제품 가운데 9종, 약 60톤(63만여개)이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부적합 판정을 받은 이유는 세균수 과다, 허용하지 않은 타르색소 함유 등이다. 하지만 실제로 회수ㆍ폐기된 양은 6톤(13만여개)에 불과해 평균 회수·폐기율은 9.9%에 불과했다.

제품별로는 제이엔알사의 ‘팔렛오르’가 78.2%의 회수율을 기록했지만, 씨앤바이사의 ‘코코볼(땅콩초코볼)’은 생산량 1만2000kg 중 9kg만 회수해 회수율이 0.1%에도 못 미쳤다. 적발 시점과 제품의 인기도 등에 따라서 회수율이 천차만별인 셈이다.

하지만 적발 업체들은 문제 제품을 전량 회수 조치했다는 설명만 내놓고 있다. 의원실에 따르면 롯데제과(주)는 올해 적발된 ‘가나초코바’ 2798박스를 전량 회수했다고 밝혔지만, 실제 회수된 제품은 300박스에 불과했다. 나머지 90% 정도는 이미 소비된 뒤였다. 인재근 의원은 "이미 소비돼 회수할 수도 없는 물량에 대해 회수 조치를 취했다는 식으로 설명하는 건 무책임한 태도다. 대부분의 제품이 소비된 뒤의 회수 조치는 사후약방문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인 의원은 "초콜릿 제품은 어린 아이들이 주로 먹는만큼 먹거리 안전을 위해 업체의 각성과 식품 당국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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