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핵실험 … 북 연이틀 위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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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한 지 하루 만에 이번엔 핵카드를 꺼내 들었다.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15일 관영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우라늄 농축 공장을 비롯한 영변의 모든 핵 시설들과 5㎿ 흑연감속로의 용도가 조절·변경됐으며, 재정비돼 정상 가동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미국과 적대세력들이 계속 못되게 나온다면 언제든지 핵뢰성으로 대답할 만단(‘만반’이란 뜻)의 준비가 돼 있다”고 주장했다. 조선중앙통신 영문기사는 ‘핵뢰성’을 ‘핵무기(Nuclear weapon)’라고 번역했으며, 북한은 2013년 2월 12일 제3차 핵실험 직후 “자주의 핵뢰성을 울렸다”는 표현을 썼다.

 특히 북한 원자력연구원 원장은 “각종 핵무기들의 질량적 수준을 끊임없이 높여 핵 억제력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한 연구에서 연일 혁신을 창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우리의 핵 보유는 미국의 대조선(대북) 적대시 정책의 산물”이라고도 했다.

 북한의 이 같은 언급에 대해 정부 내에선 해당 발언이 김정은 제1위원장이 속한 국방위원회나 외무성 등이 아니라 원자력연구원장과 관영통신 기자의 문답 형식이라는 점에서 일단은 경고성이라고 분석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당국자는 “북한이 당 창건일과 (다음달 20~26일) 이산가족 상봉을 앞둔 상황에서 여러 카드를 써 보는 듯하다”며 “상황을 예단하지 않고 종합적으로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북한은 하루 전인 14일엔 국가우주개발국 국장이 “세계는 앞으로 선군조선의 위성들이 우리 당 중앙이 결심한 시간과 장소에서 대지를 박차고 창공 높이 날아오르는 것을 보게 될 것”이라고 해 장거리 로켓 발사를 시사했다.

 외교부 노광일 대변인은 15일 브리핑에서 “한·미 양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과 관련, 모든 상황에 대비해 긴밀히 공조하고 있고, 현재까지 특이 동향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런 뒤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중대한 도발행위이자 군사적 위협이며,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모든 행위를 금지한 유엔 안보리 결의의 명백한 위반”이라고 경고했다.

전수진·안효성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사진 중앙포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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