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국 테러 주범은 중국 위구르족… 수사 급진전되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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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왕립경찰이 공개한 이잔 사진 [사진 AP=뉴시스]

태국 경찰이 12일(현지시간) 방콕 에라완 사원 폭탄 테러 주도자로 지목된 이잔(이샨)에 대해 대해 체포 영장을 발부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체포 영장에 기재된 이잔의 이름은 아부 두스타 압둘라흐만(27)으로 위구르족 출신의 중국 국적자다. 경찰은 이날 이잔의 사진을 처음으로 공개하며 군사 무기 불법 소지 혐의를 적용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잔은 방콕 폭탄 테러가 하루 전인 지난달 16일 방콕 인근 수완나품 국제공항에서 비행기를 이용해 방글라데시로 이동했다. 이후 폭탄 테러가 발생했고 방글라데시에서 잠적해 있다 30일 중국행 비행기를 탄 것으로 확인됐다.

체포된 공범들에 따르면 이잔은 방콕 테러를 위한 모임을 주도하며 공범들에게 구체적인 행동 지시를 내리는 등 테러에 깊숙이 개입했다. 태국 경찰이 체포 영장을 공식 발부하고 중국에 협조 요청을 구함에 따라 수사는 급진전될 전망이다.

프라윳 찬오차 태국 총리는 11일 태국 당국이 중국 측에 연락을 취해 이잔이 중국에 입국했을 경우 태국에 인도해달라고 요구했다고 밝혔다. 방콕포스트는 이잔이 중국 입국 후 재차 출국해 터키로 도망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보도했다. 폭탄 테러 실행범인 ‘노란 셔츠의 남성’도 태국 남부 나라티왓의 접경지대를 거쳐 말레이시아로 잠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관영매체는 위구르 독립운동의 분파인 ‘동투르키스탄 이슬람 운동’이 태국 테러의 배후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이번 폭탄 테러가 지난 7월 태국 당국의 위구르인 100여명 중국 송환에 따른 보복일 가능성을 높게 보는 것이다. 중국 정부는 아직까지 이잔 수사 협조에 관해 공식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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