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 한국 팬 환호성에 감동했어요, 한국어 공부 시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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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한 공연 앞둔 색소폰 연주자 워렌 힐

매주 ‘江南通新이 담은 사람들’에 등장하는 인물에게는 江南通新 로고를 새긴 예쁜 빨간색 에코백을 드립니다. 지면에 등장하고 싶은 독자는 gangnam@joongang.co.kr로 연락주십시오.

“색소폰은 사람의 목소리에 가장 가까운 소리를 내는 악기죠. 사람의 호흡으로 톤을 만들고 손가락의 움직임에 따라 다양한 음색을 낼 수 있습니다. 거기에 연주자의 진정성이 더해지면 마음을 움직입니다.”

지난 7일 내한한 색소폰 연주자 워렌 힐(49)은 데이브 코즈, 케니 지와 함께 세계 3대 색소폰 연주자로 꼽힌다. 록 공연 같은 파워풀함과 자유분방한 연주, 알토 색소폰을 소프라노 색소폰처럼 다루는 그의 특기는 고음에서 엄청난 파워를 선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재즈와 팝 영역에서 독보적인 존재로 불리는 그는 가수 샤카 칸, 트럼펫 연주자 척 맨지오니, 피아니스트 데이브 그루신 같은 최고 수준의 아티스트와 작업하며 세계적인 인지도를 얻어왔다. 그런 그에게 한국은 지난해 첫 내한 공연 이후 특별한 나라가 됐다고 했다.

“전 세계 공연 무대에 서봤지만 한국 팬처럼 무대와 하나 되는 열정적인 사람들은 없었어요. 지난해 무대의 앙코르곡인 ‘Hey Jude’를 연주할 때 관객들의 환호성은 지금 생각해도 가슴이 벅찹니다. 그때부터 한국 사람들과 더 가까워지고 싶고 더 자주 만나고 싶다는 열망이 생겨 요즘은 한국어 공부도 하고 있어요.”

한강은 그가 한국을 생각할 때마다 떠올리는 곳이다. “개인적으로 강을 좋아하는데 잔잔하게 흐르는 한강과 아름다운 다리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멋진 풍경”이라며 “이태원의 어느 언덕 위에 있던 정원도 잊지 못할 풍경”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일 대구에서, 13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공연한다. 인터뷰는 그가 입국하기 전인 지난 1일 서면으로 이뤄졌으며, 강남통신의 빨간 가방은 항공편으로 미국 LA 자신의 집에서 전달받았다. 그는 직접 한국말로 인사하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을 가방을 든 사진과 함께 보내왔다. QR코드를 찍으면 볼 수 있다.

“저는 똑같은 공연을 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습니다. 관객들은 앨범과 똑같은 연주가 아닌 살아있는 연주를 원하죠. 뜨거운 한국팬들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어서 이번에는 미국에서 싱어송라이터로 활동하고 있는 외동딸 올리비아 록스도 함께 했습니다.”

한국에서 색소폰의 인기가 높다고 하자 그는 이제 막 색소폰 입문 단계에 들어선 이들을 위해 쉽게 연주할 수 있고 편안하게 들을 수 있는 곡들을 추천했다.

“그간 100곡 이상의 자작곡을 발표했는데 그중 제 아내를 위해 작곡한 ‘Our First Dance’ ‘U R the 1’ ‘Still In Love’ ‘Turn Out the Lights’ ‘Promises’를 추천합니다. 쉬운 발라드곡이고 진정성이 담긴 곡입니다. 더 많은 분이 색소폰의 매력을 알게 됐으면 좋겠습니다.”

김소엽 기자 kim.soyu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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