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비용 증가, 알고보니 구조조정 비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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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근로자 1인당 월평균 노동비용은 467만원이었다. 전년(2013년)보다 2.6% 증가했다. 성과금과 같은 임금이 올라서가 아니다. 회사를 나가는 사람을 챙기는 데 비용을 많이 써서다.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회계연도를 기준으로 상용근로자 10인 이상 사업체 3388개를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근로자 1인당 월 노동비용은 전년에 비해 평균 12만원 오른 467만원이었다. 노동비용은 정액으로 주어지는 급여와 초과급여, 상여금, 성과급을 합한 직접노동비용에다 퇴직급여, 고용보험과 같은 4대 보험료, 학비보조나 식대, 교육훈련비 등을 합한 간접노동비용으로 구성된다.

지난해 직접노동비용은 2.1% 증가하는데 그쳤다. 지난해 노사 협약으로 올린 임금인상률이 4.1%인데, 직접노동비용이 그보다 적은 이유는 상여금과 성과금이 전년보다 4.1% 감소했기 때문이다. 불황으로 기업의 수익성이 나빠지면서 확 줄었다는 얘기다. 성과금이 감소한 것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8년 이후 처음이다.

간접노동비용은 4.5% 증가했다. 간접노동비용은 2012년 1.5% 증가하는데 그치더니 2013년에는 4.6% 감소했었다. 그러던 게 지난해 갑자기 큰 폭으로 늘어났다. 이유는 퇴직급여에 있었다. 퇴직급여에는 일시금으로 주어지는 퇴직금 외에 해고예고수당, 위로금 등이 포함된다. 이게 10.8%(1인당 45만7000원) 급증했다. 회사를 떠나는 근로자가 많았다는 얘기다. 반면 교육훈련비나 채용관련 비용, 학비보조와 같은 복지비 지출은 항목별로 2.1~5.7%까지 줄었다. 구조조정으로 사람이 줄어드니 당연히 감소할 수 밖에 없는 항목이다.

대·중소기업 간 노동비용 격차는 더 벌어졌다. 300인 이상 사업체의 근로자 1인당 월 노동비용은 590만7000원으로 2013년에 비해 3.5% 증가했다. 300인 미만은 368만3000원으로 1.7% 증가하는데 그쳤다. 특히 간접노동비용 가운데 교육훈련비는 300인 이상은 1인당 4만6200원인데 비해 300인 미만은 7500원으로 300인 이상 사업장의 16.2%에 그쳤다.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훈련 투자가 적다는 것은 대·중소기업 근로자 간 기술이나 숙련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얘기다.

김기찬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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