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만 영화 '베테랑'이 보여준 진귀한 기록 8가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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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돈이 없지 가오가 없냐?"

영화 '베테랑'(류승완 감독) 속 배우 황정민의 대사다. 돈은 없지만, 인간으로서 최소한 양심을 지키며 살아가는 베테랑 형사 황정민(서도철)이 극 중심에서 안하무인 재벌 3세 유아인(조태오)에 맞서는 모습이 관객들의 폭발적인 지지를 받았다. 박진감 넘치는 액션의 향연으로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했다.

'베테랑'은 28일 영화 '암살'(최동훈 감독)에 이어 2015년 두 번째 천만 영화의 탄생을 알렸다. 이는 류승완 감독의 첫 천만 영화이면서도 역대 여름 극장가에 처음으로 터진 쌍천만이기도 하다. 그래서 역사적인 순간을 정리해봤다.

▶ 류승완 감독 첫 천만

1996년 단편영화 '변질헤드'로 연출 데뷔한 류승완 감독은 2000년 단편 4편을 묶은 '죽거나 혹은 나쁘거나'로 장편영화로 발을 디뎠다.

이후 '아라한 장풍 대작전'(2004), '주먹이 운다'(2005), '짝패'(2006), '다찌마와 리-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2008), '부당거래'(2010), '베를린'(2013) 등 총 17편의 작품을 선보이며 액션 장르에 대한 목마름을 표현했다.

17편의 작품 중 가장 많은 관객을 모은 것은 '베를린'이었다. 716만명의 관객이 영화를 봤다. '베를린'으로 흥행성에 시동을 건 그가 이번엔 생애 첫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감격스런 순간을 맞았다.

▶ 유아인 데뷔 첫 천만

배우 유아인의 대표작은 이제 '베테랑'이 되지 않을까 싶다. 2004년 '성장드라마 반올림'에서 고아라의 남자친구로 출연하며 연예계에 데뷔한 유아인은 영화 '완득이'(2011), '깡철이'(2013)를 통해 스크린에서 남부럽지 않은 20대 대표 남자 배우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여기에 천만 관객 돌파에 성공한 '베테랑'까지 덧붙어지며 데뷔 첫 악역 도전이 성공리에 막을 내렸다.

유아인은 악랄한 재벌 3세 조태오로 분해 중심을 탄탄하게 잡아줬다. 마지막까지 황정민과 몸싸움을 벌이며 조태오를 완벽하게 표현해낸 그에게 '천만 배우'란 호칭은 아깝지 않다.

▶ 황정민 쌍천만 배우 등극

황정민은 지난해 '국제시장'(윤제균 감독)의 천만 관객 돌파에 이어 '베테랑'으로 쌍천만 배우에 등극했다. 가진 것도 없고 백도 없지만, 오로지 정의 구현만을 위해 애쓰고 어려운 사람들을 대변하는 형사로 관객들의 가슴을 속 시원하게 뚫어줬다.

전지현, 이정재가 '도둑들'에 이어 '암살'로 쌍천만 배우의 이미지를 굳힌 가운데, 황정민도 여기에 가세했다. 영광스런 자리에 이름이 거론된 만큼 황정민의 몸값에도 관심이 쏠린다.

▶ 오달수 2015년 쌍천만 기록

오달수는 '천만 요정'으로 불린다. 그만큼 출연하는 작품마다 좋은 스코어를 나타냈다. '도둑들' '국제시장' '암살' '7번방의 선물' '변호인' '괴물'에 '베테랑'까지 추가되면서 총 7개 작품의 천만 영화에 출연했다. 대기록인 셈이다.

영화계에서 '요즘 섭외 배우 1순위는 오달수'라는 말이 괜히 나온 것이 아니다. 그만큼 흥행 보증수표라는 뜻이다. 제작사들이 오달수를 잡기 위해 갖은 노력을 하는 이유다.

▶ 여름 극장가 역대 처음 쌍천만

2주 간격을 두고 개봉한 영화 두 편이 나란히 천만 관객을 돌파하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다. 본래 하나의 작품이 천만 관객을 돌파하면 다른 작품의 경우도 긍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자연스런 이치다. 그러나 지금까지 쌍천만이 동시에 터진 일은 없었다.

'암살'과 '베테랑'의 경우 윈윈 전략이 아주 잘 통한 예다. 서로가 분명한 색깔을 나타내고 있는 영화였던 터라 관객들에게 통했다. 최동훈, 류승완 감독이라는 스타 감독의 이름값도 톡톡히 통했던 올 여름 극장가였다.

이외에도 액션과 드라마가 섞인 복합 장르의 2015년 쌍천만, 한국영화 13번째 천만 관객 돌파, 황정민 오달수 콤비의 두 번째 천만 영화 등 '베테랑'이 한국 영화사에 남긴 진귀한 기록들은 엄청나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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