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m도 번개 번쩍 … 볼트, 10번째 금메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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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 200m에서 19.55로 결승선을 통과한 후 승리의 미소를 짓고 있는 볼트. [베이징 AP=뉴시스]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10번째 번개가 쳤다. 우사인 볼트(29·자메이카)가 2015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에서 4연패를 달성하며 세계 최강임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볼트는 27일 중국 베이징 국립경기장에서 열린 남자 200m 결승에서 19초55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이로써 볼트는 100m에 이어 200m까지 석권해 대회 2관왕에 오르면서 세계선수권 사상 처음으로 통산 10번째 금메달을 땄다. 2009·2011·2013년에 이어 이 종목 연속 우승 기록도 ‘4’로 늘렸다. 라이벌이자 이 종목 올 시즌 세계 최고 기록(19초57)을 보유하고 있던 저스틴 게이틀린(33·미국) 은 볼트의 벽을 넘지 못하고 2위(19초74)에 올랐다. 볼트는 29일 남자 400m 계주에서 3관왕에 도전한다.

 100m(9초58)·200m(19초19) 세계 기록 보유자인 볼트는 200m에 남다른 애착을 보여왔다. 육상 선수 초기부터 해왔던 종목이 200m였다. 100m는 2007년이 돼서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기록 향상이 정체됐던 10대 후반에는 글렌 밀스(66) 코치를 찾아가 2년 반동안 200m 주법을 뜯어고쳤다. 1m96㎝의 큰 키를 활용한 일명 ‘학다리 주법’으로 곡선 주로에서 직선 주로로 바뀌어도 속도감을 유지하는 능력을 갖췄다. 이를 통해 볼트는 지난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200m 결승에서 19초19라는 세계 최고 기록을 세웠다.

 볼트는 “현역 은퇴 전에 200m 세계신기록을 또 경신하고 싶다”는 의지를 수차례 밝혔다. 인류 최초로 19초대 벽을 넘는데 도전했다. 그러나 쉽지 않았다. 올 시즌 치른 3차례 200m 경기에선 모두 20초대에 그쳤다. 지난 6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아디다스 그랑프리에서 20초29로 우승했을 때는 “ 내 생애 최악의 레이스였다”면서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래도 지난 23일 열린 100m 우승을 통해 볼트는 다시 살아났다. 100m 예선, 준결승에서 진지하게 트랙을 누볐던 모습과 달리 200m 예선, 준결승에선 특유의 여유있는 자세가 다시 돌아왔다. 200m 준결승에선 19초95로 개인 시즌 최고 기록도 냈다.

  결승에서 6번 레인에 선 볼트는 출발 반응 속도에서 0.147초를 기록해 3번째로 빨리 스타트를 끊었다. 레이스 중반 이후부터는 폭발적인 스퍼트 능력을 앞세워 치고 나서며 여유롭게 결승선을 통과했다.

베이징=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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