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생방송 중 기자 2명 총격으로 사망…'전직 앵커' 범인은 4시간 뒤 자살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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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메라기자 애덤 워드에게 총격이 가해지자 생방송 인터뷰를 진행하던 앨리슨 파커 기자(왼쪽)가 놀라는 모습이 TV화면에 고스란히 담겼다. 잠시 후 파커도 이어진 총탄에 맞아 숨졌다. 오른쪽 사진은 숨진 워드 기자의 카메라에 찍힌 범인 모습. 오른손에 총을 들고 있다. [유튜브·CNN 캡처]
26일 생방송을 진행하던 중 총격을 받고 숨진 앨리슨 파커(왼쪽)와 애덤 워드. [CNN 캡처]

총기 범죄가 빈발하는 미국에서 생방송을 진행하던 방송기자와 카메라기자가 괴한의 총격을 받고 숨지는 충격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26일(현지시간) 미국 버지니아주의 지역방송사 WDBJ의 앨리슨 파커(24) 기자와 애덤 워드(27) 카메라기자가 이날 오전 6시45분 브리지워터 플라자에서 생방송 도중 총격에 피살됐다고 CNN방송이 보도했다.

 범인은 같은 방송국의 전직 앵커인 베스터 리 플래너건(41)으로 사건 발생 4시간 뒤 자살했다고 버지니아주 프랭클린 카운티 경찰이 밝혔다.

 WDBJ의 숨진 기자들은 프랭클린 카운티의 모네타 지역에서 한 놀이공원 개발 문제에 대해 지역 상공회의소 대표와 인터뷰를 진행하는 중이었다. 이때 갑자기 총성이 잇따라 들리기 시작했고 파커 기자가 쓰러지는 모습이 방영된 직후 카메라도 바닥으로 떨어졌으며, 사람들의 비명 소리가 이어졌다.

 카메라가 떨어지는 순간 범인의 모습이 잡혔다. 범인은 검은 바지와 푸른색 상의를 입고 총기를 들고 있었다. 총격 사건 현장은 생방송 도중 고스란히 전파를 타 지역 주민은 물론 전 미국인에게 충격을 안겼다. 특히 카메라기자인 워드의 애인인 멜리사 오트가 총격 당시 방송 조종실에서 현장을 직접 지켜보고 있었다. 오트는 WDBJ 프로듀서로 둘은 사내 연애 중 이었다.

 CNN은 사건 당시 총기를 든 범인이 여덟 발을 발사했다고 WDBJ의 제프 마크 실장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마크 실장은 인터뷰 주제가 총격 사건과 관련된 것 같지는 않다고 밝혔다. 그는 “끔찍한 범죄가 두 명의 선량한 기자의 목숨을 앗아갔다”며 비통해했다.

 사건을 저지른 플래너건은 총격 영상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렸으며, 인종 차별 문제로 방송국을 고소했던 경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플래너건은 자신의 트위터에 숨진 파커가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다고 밝혔다.

 숨진 워드는 살렘고등학교와 버지니아 공과대를 졸업했으며 파커는 패트릭 헨리 커뮤니티 칼리지와 제임스 메디슨대를 졸업했다.

 사건 직후 방송국 트위터에는 “우리는 앨리스와 애덤을 사랑한다”는 트윗이 쇄도했다고 AP 통신이 보도했다.

 버지니아주 남서부 로어노크에 위치한 WDBJ는 프랭클린 카운티를 비롯한 버지니아주 남서부 지역 소식을 전해 왔다. 사건이 발생한 브리지워터 플라자는 로어노크 남동부의 스미스 마운틴 호수에 인접한 쇼핑센터다.

 이 사건이 발생한 지역과 가까운 웨스트버지니아주에서는 전날 14세 소년이 교사 1명과 학생 29명을 총기로 위협하며 인질극을 벌이다 교사와 경찰의 설득 끝에 투항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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