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표 없애고 값 내리고 … 이마트 역발상 통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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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브랜드는 상품의 얼굴이다. 소비자가 구매를 결정하는데 막대한 영향을 미친다. 그러나 이마트는 발상의 전환을 추구했다. 상품의 브랜드를 없애고 포장을 간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최대로 끌어올린 ‘노브랜드’(No Brand) 상품(사진)을 대거 확대해 선보인다고 20일 밝혔다. 이갑수 이마트 대표는 “이마트 ‘발명 프로젝트’의 산물인 노브랜드는 상품의 여러 가치 중 가격에 초점을 두고 개발을 진행했다”며 “상품 브랜드까지 없애면서 새로운 가격을 발명했다”고 강조했다.

 이마트는 지난 4월 노브랜드 상품으로 뚜껑없는 변기시트, 와이퍼, 건전지 등 9개 제품을 시험 판매한 결과 고객 반응이 좋아 이달 현재 150개로 늘렸다. 연내 300개까지 품목을 확대할 계획이다. 하나의 브랜드를 알리기 위해선 제품 품질과 무관하게 브랜드 개발비와 광고 비용 등이 투입돼 가격 상승의 주원인이 되기도 한다. 노브랜드는 이런 브랜드를 과감히 버리면서 상품의 최우선 가치를 품질과 가격에 둔 초저가 상품이다.

 노브랜드 상품 패키지는 노란 바탕에 검은색으로 ‘No Brand’란 글씨를 넣은 심플한 디자인으로 통일했다. 여기에 각 상품 이미지와 상품명만 바꿔 넣어 디자인 비용을 아꼈다. 뿐만 아니라 기본 패키지에 들어가는 색상을 최소화해 상품 포장 제작을 위한 인쇄 횟수를 줄이는 한편, 포장 재질 등 품질과 성능에 무관한 비용을 줄였다. 이 같은 원가절감 노력으로 같은 상품군 내 오리지널 제품(NB)에 비해 최대 67%까지 저렴한 가격을 실현했다. 소비자 반응은 뜨겁다. 원통형 감자칩의 경우 6월29일 출시 이후 8월10일 까지 43일 만에 첫 수입 물량인 25만개(2.2억)를 완판했다. 비슷한 NB상품의 경우 지난 한 해 동안 36만개가 판매됐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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