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 차별은 더 서럽다] 오랜 취미를 노후 직업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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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쿄(東京)의 한 초등학교 교사인 시라야 교코(51)는 올해부터 질병 치료나 건강 증진을 위해 체계적인 걷기 운동을 가르쳐주는 '워킹 세라피'전문학교에 다니고 있다.

저학년 담임인 그는 학교 수업이 끝나는 오후나 주말에 집중 강습을 받는다. "나이가 들면서 무엇이든 기술이나 자격증이 없으면 불안해질 것 같아 시작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우리와 비슷한 길을 먼저 거쳐간 일본에서도 50대 직장인들의 고민은 크다. 일본 전통의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제가 붕괴되면서 웬만한 기업에서 50대는 잉여 인력 취급을 받기 일쑤다. 그렇다고 50세가 넘어 다른 일자리를 구하기는 쉽지 않다.

현재 일본에서 50세 중반을 넘긴 직장인들은 약 1천만명. 몇년 후부터는 매년 수백만명이 원래 직장을 그만두고 '탈(脫)샐러리맨'을 시도해야 할 형편이다.

가장 편한 것이 계열사나 거래 기업으로 옮겨 샐러리맨 생활을 계속하는 것이다. 원래 다니던 회사가 여유 있는 대기업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탈 샐러리맨을 각오한 사람이라면 사업이나 자영업을 시작한다. 여유가 있는 사람은 자원봉사에 나선다. 또 젊은 시절부터 취미생활을 충실히 해온 사람은 뒤늦게 프로로 전향하기도 한다.

이도저도 안 되면 서비스업에 비정규직으로 재취업한다. 이 경우 소득이 줄어들어 부부가 뒤늦게 맞벌이에 나서게 된다.

이 가운데 우리나라 샐러리맨들과 큰 차이를 보이는 것은 취미생활을 직업으로 연결하는 능력이다.

경제산업연구소 요코야마 요시노리 상석연구원은 "일본 샐러리맨 가운데 퇴직 후 취미를 직업으로 생계를 꾸려나갈 수 있는 사람이 수백만명에 이를 것"이라고 분석했다.

일본 샐러리맨들의 취미에는 등산.음악감상.여행 등 자기만족형이 있지만 분재.사진촬영.요리 등과 같은 생산가능형도 많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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