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학 전 멘토링, 재학 중 인성교육 … 취업률 67% 비결이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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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서정희 동명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대학 강의실에서 학생들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 학과는 학생 한 명당 1개 특허 출원이 목표다. [사진 동명대]

지난 2월 부산 동명대 경영정보학과 김혁(27)씨는 졸업생 중 유일하게 ‘특별 졸업장’을 받았다. 학과와 대학 이름이 적힌 기존 졸업장 외에 ‘MCD+’라고 적힌 인증서를 함께 받았다. 이 인증서는 설동근(사진) 총장과 조성제 부산상공회의소 회장이 함께 주는 것이다.

 비교과 교육(Field Master), 창의 실용 전공 교육(Creativity), 발견 도전 교양 교육(Discovery) 등 3개 분야를 모두 이수했기 때문이다. 전국 대학 중 동명대가 유일하게 시행하는 ‘MCD’ 인증은 전공과 교양·인성교육을 강화한 특별 프로그램으로, 3개 분야 중 한 가지를 이수하면 그 분야의 인증서를 졸업식 때 준다. 김씨는 “대학과 상공회의소가 공동으로 전공 실력과 교양·인성교육 인증을 해준 덕분에 파이프 분야의 최고업체에 취업하게 됐다”고 자랑했다.

 내년부터는 이 인증서를 받는 졸업생이 대거 배출된다. 모든 재학생이 3개 분야 인증 수업에 참여하면서 인증을 받을 졸업생이 수백 명에 달할 것으로 예상돼서다.

 동명대는 산업계가 필요로 하는 교육 과정, 인성과 창의력을 함께 갖춘 인재 양성을 대학교육의 핵심으로 삼고 있다. 이를 위해 설동근 총장이 연구진과 함께 기업체 CEO 등을 직접 만나 ‘기업에서는 어떤 인재를 필요로 하는지’ 등을 조사했고, 그 결과 이 같은 인증제를 도입했다.

 인성을 인재의 중요 가치로 내건 동명대는 현재 인성교육 전담기구를 두고 있다. 명상과 사회예절 등을 정규 과목으로 지정해 학생에게 수강하도록 하고 있다. 위급한 상황에 처한 사람을 돕기 위한 심폐소생술 교육도 인성교육의 하나다. 지난 1학기에만 800여 명이 심폐소생술 교육을 받았다.

 모든 신입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동기유발학기제’도 인재 양성의 한 방법이다. 명사 초청 강의와 미래 직업 탐방 같은 프로그램을 진행해 1학점을 주는 제도다. 이들 강의는 언제나 강의실이 꽉 찰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2012년 도입한 ‘더블 멘토링’은 재학생 진로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학생 한 명당 CEO 등 외부인사와 교수 등 2명을 멘토로 연결해 학업과 취업에 필요한 조언을 받도록 하고 있다.

교수가 아닌 외부인사가 교육 과정을 분담해 강의하는 ‘산학 클러스터 과목’은 2013년 전국 최초로 도입했다. 이 제도가 시행된 이후 컴퓨터공학과는 지난해 14건의 특허 출원과 31명의 고급 프로그래머 배출, 상용화 기술 과제 수행 40명이라는 성과를 거뒀다. 특허 출원과 프로그래밍 고급능력 습득, 상용화 기술 산학협력교육(C&D) 등에 집중한 덕분이다.

 이들 제도가 자리를 잡으면서 동명대의 취업률은 지방대 중 최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취업률이 67.4%로 2년 연속 부산·울산 지역 사립대 1위를 차지했다. 교육부가 선정하는 잘 가르치는 대학(ACE),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지방대학 특성화사업(CK) 등에도 선정돼 지역 최대 규모의 국가지원금을 받는다. 이 3개 분야를 모두 석권한 대학은 부산·울산·경남의 사립대학 중 유일하다.

 신동석 산학협력 선도대학(LINC) 사업단장은 “기업 현장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총장의 방침 덕분에 교육 과정이 크게 달라졌고, 그 덕분에 전국 10위권의 산학 실용교육 명문으로 자리잡았다”고 말했다. 설 총장은 “더욱 충실한 인성교육을 통해 사회가 원하는 인재를 길러내는 대학으로 자리매김하겠다”고 다짐했다. 

차상은 기자 chazz@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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