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 만의 '의사 장관'…깜짝 발탁 배경은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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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98년 주양자 보건복지부 장관 이후 17년 만에 의사 출신 장관이 내정됐다. 청와대는 4일 신임 복지부 장관으로 정 교수를 내정했다. 메르스 사태를 겪으며 보건의료전문가의 필요성이 대두됐기 때문으로 파악된다.

보건의료 분야 전문가가 내정될 거란 예상은 있었지만 정 교수의 내정은 정치권은 물론 의료계에서도 의외라는 평가다.

청와대는 그간 하마평에 올랐던 청와대 최원역 고용복지수석, 서울의대 이종구 교수, 국립중앙의료원 안명옥 원장 등을 제치고 정 교수를 발탁했다.

일각에선 현재 대통령 주치의인 분당서울대병원 산부인과 서창석 교수의 역할이 작용했을 거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서 교수는 정 내정자의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기조실장을 맡아 손발을 맞춘 바 있다.

정 내정자가 추진할 의료정책은

이에 따라 정 내정자가 추진할 보건의료 정책에도 관심이 쏠린다.

▲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내정자 <사진=중앙포토db>

우선은 메르스 사태의 후속 조치를 도맡을 것으로 보인다. 복지부는 메르스와 같은 감염병 재발방지 대책으로 감염관리체계 및 응급실 운영방식 등의 대대적인 개선을 공표한 바 있다.

여기에 기존에 추진 중이던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 간병비 등 3대 비급여 개선도 추진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의료와 IT를 융합, 한국형 병원정보시스템을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원격의료 추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청와대 민경욱 대변인은 “대학병원 원장으로 근무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병원 정보시스템을 구축하고, 병원을 환자 중심 병원으로 발전시키는 등 다양한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대한민국 보건복지 분야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병원 정보시스템’과 ‘환자 중심’을 키워드로 선택한 점은 앞으로의 보건의료 정책 추진 방향을 가늠할 수 있는 부분이다.

취임 한 달 만의 국정감사 고비

다음 달로 예정된 국정감사는 인사청문회와 함께 정 내정자가 넘어야 할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인사청문회 자체는 큰 무리 없이 통과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업무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한 상태에서 당장 국정감사를 맞이하는 점은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거란 전망이다.

야당은 정 내정자의 보건의료 분야 전문성과 인품에 대해선 높이 평가하면서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정무능력과 사회복지 분야 전문성을 집중 검증할 예정이다.

또 시민단체와 의료계가 반대하고 있는 원격의료 추진에 대한 공방도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이번 내정을 두고 “외과의사로서 한 길을 걸어온 분”이라면서도 “그러나 행정경험이라곤 분당서울대병원장 경력뿐이라 보건복지와 관련한 복잡한 현안을 제대로 파악하는 전문가로 보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어 “공적연금 등 당면한 현안을 슬기롭게 해결하고, 메르스 사태로 실추된 보건당국에 대한 국민 신뢰를 회복할 수 있을지 의문스럽다”고 우려했다.

정 내정자가 지난 2008년부터 2013년까지 분당서울대병원장을 3번 연임하는 동안 보여줬던 업무추진 능력과 환자중심 경영 등을 어떤 방식으로 풀어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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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구 기자 kim.jingu@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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