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사랑 "몸매 비결? 운동은 억지로 해야 제 맛"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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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사랑(37)이 이름값을 하며 인생작을 만났다.

2011년 SBS '시크릿가든' 이후 무려 4년간 대중을 멀리한 뒤 돌아온 성과로는 대만족이다.

지금의 수지가 '100억 소녀'로 광고계를 쥐락펴락하고 있는 것처럼 한때는 '김사랑의 하루'가 유행이었다. TV 광고를 꽉 잡을 만큼 인기의 중심에 있었다. 그런데 1년여 인기를 끌더니 사람들의 관심에서 이내 사라졌다. 결혼을 한 것도 아니고 구설에 오른 것도 아니었다. 그냥저냥 4년이라는 시간을 보냈다. "한때 연예계를 떠날까하는 생각까지 했어요. 회의감이라고나 할까. 그런 생각이 들다보니 작품 선택도 망설여지고 두려웠고요. 잘 돌아왔으니 앞으론 다작(多作)하는 배우가 되려고요."

김사랑은 JTBC 금토극 '사랑하는 은동아'를 복귀작으로 선택했다. 애엄마에 기억상실증까지 걸린 감정 기복 심한 1인 2역을 맡았다. 차츰 돌아오는 기억은 실제 연기하는 김사랑의 머릿속까지 복잡하게 만들었다. 그럼에도 데뷔 후 보여줬던 최고의 연기력으로 대중과 평단의 사랑을 받았다. '김사랑의 인생작'이라는 평가도 당연했다. 화려함도 한꺼풀 벗겨냈고 민낯을 드러내면서도 더욱 반짝반짝 빛났다. "항상 건강하다고 자부하며 살았는데 캐릭터 따라 아프더라고요. 살도 3.5㎏나 빠지고…." 사랑의 뜨거운 가치를 보여준 드라마 '사랑하는 은동아'로 이름값 제대로 한 김사랑을 작품의 여운이 가시기 전 만났다.

-드라마가 끝났다. 소감이 남다를텐데.
"일주일정도 지났다. 이렇게까지 공감하고 지지받을 줄 몰랐다. 보통 드라마를 끝나면 배역에서 금방 빠져나오는데 이번엔 다르다. 특히 시청자들이 더 그렇다. 아직도 '은동이'라고 불러줘 그 반응을 즐기고 있는 중이다."

-4년의 공백기가 있었다. 왜 그리 오래 쉬었나.
"'시크릿가든'으로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리고나서 연예계 생활에 대한 회의를 느꼈다. 이 바닥을 떠날까하는 생각까지 했다. 시놉시스가 들어와서 캐릭터를 보면 '과연 내가 잘해낼 수 있을까'라는 걱정이 컸고 그걸 감수할 캐릭터도 못 봤다. 그렇다보니 공백기가 길어졌다."

-왜 회의를 느꼈나.
"배우는 불쌍한 직업이다. 누군가가 나를 선택해줘야 하지 않냐. 그 사랑을 받아 작품을 하는 동안에도 또 사랑을 갈구해야한다. 끊임없이 사랑을 받을 수 있을까 고민했다. '사랑하는 은동아'를 하면서 마음이 많이 추스러졌다."

-이 정도의 사랑 예상했나.
"전혀 기대하지 않았다. 처음 딱 작품을 받아보고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내 모든걸 던져보고 싶은 캐릭터가 은동이였다. 그런 마음이 전해졌는지 사람들이 많이 좋아해줬다. 너무 쏟아부어서 홀가분할 정도다."

-인기의 요인을 생각해봤나.
"우리 드라마를 본 사람들은 순수한 성격임에 분명하다. 자극적이지 않은 순수한 사랑 때문에 드라마를 좋아했다. 남자들은 첫사랑의 아련함을 느꼈을 것이고 여자들은 실제에선 만나기 힘들지만 한 번쯤 생각해보는 감정을 대신 보여줬다는 것에 만족하지 않았나 싶다."

-감정선이 매우 복잡했다.
"할머니는 쉬워도 애엄마는 어렵다는 말이 있다. 처녀에게 유부녀 캐릭터는 힘들다. 거기다가 기억상실증이다. 기억이 한 번에 돌아오지도 않고 드문드문이다. 처음에 감독님한테 못할 것 같다고 했다. 평생 건강하게 살아왔는데 은동이를 맡은 후 정말 아파지더라."

-촬영 중 4㎏이 빠졌다고.
"캐릭터에 대한 스트레스로 인해 빠진 것이다. 너무 고민하다보니 정신적으로 힘들어졌나보다. 정확히 3.5㎏ 빠졌다. 촬영이 끝난 후 다시 원래 체중으로 돌아오고 있는데 유지하고 싶다."

-주진모와 호흡은.
"사실 8회까지 만난 적이 없다. 그 이후로도 한 회당 한두번 마주칠 정도였따. 10회 넘어서부터 조금씩 붙었는데 친해질무렵 드라마가 끝났다. 현장 분위기는 최고였다. 가히 지금까지 찍은 드라마 중 최고라 할 정도다."

-재발견이라는 평가가 많다.
"인생작이라는 소리도 있더라.(웃음) 배역에 잘 스며들었다는 칭찬으로 들린다. 그만큼 잘했다는 소리로 듣겠다."

-참고 한 주변 인물이 있나.
"100%는 아니지만 친여동생을 떠올렸다. 여동생이 첫사랑이자 마지막 사랑과 결혼했다. 지고지순한 사랑을 많이 해 동생한테 많이 물어봤다. 그 정도가 최선이다. 은동이 같은 사람은 현실엔 절대 없다."

-해피엔딩으로 끝났다.
"최선의 엔딩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뻔하지 않고 사람들에게 여운을 줄 수 있지 않냐. '사랑하는 은동아'에서 보여줄 수 있는 최적의 엔딩이다."

-아쉬운 점은 없나.
"전혀 없다. 다시 하라고 해도 이 이상의 감정선은 나올 수 없다. 잠을 한 시간 자고 밖으로 보여지는건 부족할 수 있지만 내 마음만은 놓치고 싶지 않았다. 인생작이라고 생각한다. 되게 애착이 가는 작품이었다."

-'김사랑은 화려하다'는 편견이 깨졌다.
"데뷔부터 화려하지 않았냐. 화려하고 섹시한 캐릭터는 해볼만큼 해봤다. 은동이처럼 말수 없고 수수한 캐릭터는 힘들지만 연기할때 훨씬 더 행복하고 보기 좋다."

-메이크업을 거의 안 했다.
"최소한으로 보여줘야할 것만 했다. 그렇다보니 맨피부가 그대로 드러나 촬영없을 때 피부과를 가 관리받았다.(웃음)"

-의상도 수수했다. 본인 아이디어인가.
"스타일리스트와 의상을 두고 상의를 많이 했다. 노출은 없어야하고 패션이라는 걸 잘 모르는 듯 힘을 빼야했다. 그럼에도 촌스러우면 안 됐다. 작가님은 SPA 브랜드를 추천했다."

-삼십대 후반이다. 나잇살이란걸 찾아볼 수 없다.
"(웃음) 유지하기가 얼마나 힘든지 아나. 몸에 나쁜 걸 안 하려고 노력한다. 술도 안 먹고 당연히 담배도 안 피운다. 운동은 억지로 꾸준히한다. 억지로 하는게 포인트다. 누가 시킨 것처럼 마지 못해 꾸역꾸역해야 오랜 기간 할 수 있다. 밤에 많이 안 먹고 먹어도 조금 먹는다. 한 입 먹고 숟가락을 내려놓아야된다."

-무슨 재미로 사나.
"커피 마시며 수다떠는 걸 좋아한다. 나름의 다이어트 팁이 있다. 커피를 마시면 입맛이 딱 떨어진다. 진짜 입맛 당길 때 커피를 마시면 효과적이다. 일상 속 소소한 행복을 좋아해서 커피 마시면서 얘기하고 산책하는 걸 좋아한다."

-결혼 적령기다.
"너무 지나서일까. 결혼하고 싶은 사람들을 보면 스스로 불행해지는 것 같다.(웃음) 그렇다고 안 한다는건 아니다. 연애는 하고 싶다. '사랑하는 은동아'를 하면서 죽어있던 연애 세포가 살아났다."

-차기작이 벌써 기대된다.
"격하게 받은 사랑을 돌려드리려면 빨리 작품을 택해야겠다. 긴 공백기를 두고 싶지 않다. 멜로를 하고 싶은데 좋은 작품이 있다면 고민 없이 하겠다. 열정이 있을 때 빨리 쏟아붓고 싶다."

-키는 언제부터 컸나.
"중학교 2학년때까지 앞에서 3·4번이었다. 중학교 3학년때 갑자기 멸치가 먹고 싶더라. 집에 있는 멸치 한 상자를 다 먹었다. 어느 순간 아침에 일어나면 세면대가 낮아져있더라. 1년간 8㎝가 컸다. 그 다음부터 2~3㎝ 꾸준히 자라더라. 지금은 컨디션 좋을 때 173㎝이다."

글=김진석 기자
사진=양광삼 기자

온라인 중앙일보 jst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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