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출자전환 말라" 해외주주가 가처분 신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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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의 주주인 영국 투자펀드 헤르메스의 법률 대리인인 법무법인 명인은 10일 서울 지법에 최태원 회장.손길승 회장.김창근 사장 등 세명이 SK글로벌과 관련된 이사회 결의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요청하는 가처분 신청을 냈다.

명인은 SK㈜의 대주주인 소버린의 법률 대리도 맡고 있다. 헤르메스는 SK㈜ 주식 90만주(0.7%)를 갖고 있으며 소버린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고 명인 측은 밝혔다.

SK㈜의 이사인 이들이 소버린 등 주주들의 이익을 해치는 출자전환 결의를 할 수 있는 만큼 SK글로벌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이들의 이사 자격을 제한해 달라는 위법행위 유지(금지) 가처분 신청을 낸 것이다. SK㈜의 이사는 총 10명이다.

또 SK글로벌의 개인투자자들이 SK글로벌 자산에 대해 지난달 법원에 가압류 신청을 내 승인을 받은 것으로 밝혀져 개인투자자 채권 6천억원의 처리가 새로운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채권단에 따르면 SK글로벌의 기업어음(CP)을 매입한 개인투자자 8명이 만기가 닥쳤는데도 채권단 공동관리 때문에 돈을 받지 못하게 되자 지난달 법원에 SK글로벌 자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 11개 부동산에 대해 가압류 승인을 받아냈다. 이들은 하나은행 등의 금전신탁을 통해 CP를 샀다.

개인투자자의 채권은 해외채권, 공무원연금.새마을금고 등의 채권과 함께 기업구조조정촉진법을 적용받지 않는 비협약채권으로, 이들에 대한 상환 협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정상화 작업에 차질이 예상되고 있다.

채권단은 이에 대해 해외채권단의 경우 채권의 일부를 받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캐시바이아웃(채권 현금 매입)에 참여할 경우 국내 채권(30~31.5%)보다 높은 38%를 돌려주기로 했으며 개인투자자에 대해서는 이보다 조금 더 높은 수준에서 협상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최대 채권(1조5백74억원)을 갖고 있는 산업은행은 채권 전액을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나 국민.우리은행 등은 은행 경영의 건전성을 높이기 위해 캐시바이아웃을 통해 빚을 털어내는 방안을 검토하는 등 금융사별로 입장이 달라 17일 전체 채권단회의에서의 최종 결정이 주목되고 있다.

홍병기.정현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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