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암전문의 118명 "항암제 너무 비싸"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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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솟는 항암제 가격을 두고 환자가 아닌 암 전문의들이 인하를 촉구하고 나서 화제다.

주인공은 미국 암 전문의 118명이다. 이들은 최근 기고를 통해 과도한 항암제 비용의 인하를 촉구했다.

23일 미국 의학 학술지 '메이요클리닉 프로시딩스(MayoClinic Proceedings)'에는 과도한 항암제 비용 인하를 촉구하는 기고문이 실렸다.

기고에는 미국 메이오 클리닉을 비롯해 텍사스대 MD앤더슨 암 센터, 다나-파버 암연구소, 워싱턴대 등 미국 암 전문가 118명이 함께 이름을 올렸다.

주 저자인 아얄류 테퍼리( Ayalew Tefferi) 메이요 클리닉 혈액학 전문의는 "높은 항암제 가격이 암 환자는 물론 사회의 건강 관리 시스템을 파괴하고 있다"면서 "미국의 가구 평균 수익은 연간 5만2000달러에 불과하지만, 암환자의 치료비는 12만 달러 이상이 소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경제 학술지‘Economic Perspectives’에 게재된 논문을 인용, 미국 내 항암제 비용은 지난 15년 동안 매해 평균 8500달러 씩 상승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개발되는 항암제 가격은 같은 기간 5~10배 이상 비싸졌다.

이에 따라 매해 항암치료에 사용하는 돈도 지난 1995년 5만400달러에서 2013년 20만7000달러로 약 20년 새 4배 가량 뛰었다.

이들은 "가격 문제로 인해 암 환자 10명 중 1~2명은 치료를 포기하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테퍼리 박사는 "평생 3명 중 1명은 암의 영향을 받지만, 보험 정책이 암 환자에게 과도한 지출을 요구하고 있다"며 "이제 환자와 의사들이나서 변화를 요구해야 할 시기"라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는 다음과 같은 의견을 실었다.

▶미국식품의약국(FDA)이 환자치료에 기반한 약값 책정 시스템을 새로 만들 것

▶미국 의료보험프로그램인 메디케어(Medicare)가 약값을 협상할 수 있도록 허용할 것

▶ 개인적으로 사용하는 항암제의 수입을 허용할 것(캐나다의 약값은 미국의 절반에 불과하므로)

▶ 제약회사의 제네릭(오리지널 의약품의 카피약) 생산 지연을 방지할 수 있는 법안을 통과시킬 것

▶ 특허 시스템을 정비해 불필요한 독점권 연장을 방지할 것

▶미국 임상종양학회, 미국 암연구학회 등의 치료 가이드라인 제정 시 모든 약과 치료법을 고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것

▶2010년 치료의 효과 비교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환자중심 성과연구소(the Patient Centered Outcomes Research Institute, PCORI)'와 유사 기관이 신약 가치 평가에 약물가격을 포함하도록 허용할 것

이들은 또 'change.org(http://chn.ge/1DCWT1M)'를 중심으로 한 '암 환자의 풀뿌리 운동'에 참여할 것을 권하기도 했다.

암 환자의 풀뿌리운동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 제약회사들이 이 문제에 관심을 기울일 것이며, 국회의원들 또한 유권자인 미국 암환자들을 효과적으로 옹호하게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미국의 제약업체 모임인 PHRMA 대변인 로버트 지르켈바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약의 가치는 무시하고 가격에만 초점을 맞춘 것"이라며 "제약업체가 새로운 약을 개발하기 때문에 암 환자의 사망률이 떨어지고 삶의 질은 계속 향상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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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렬 기자 park.jungryul@joongang.co.kr <저작권자 ⓒ 중앙일보헬스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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