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성교육은 부모·교사·마을어른·전문가 힘모아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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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지난 21일부터 유치원에서부터 전국 1만 2000여 개 초·중·고등학교까지 인성교육을 의무적으로 실시토록 하는 ‘인성교육진흥법’이 시행됐다. 관련법이 시행되기 전부터 민간 주도로 어린이·유소년을 대상으로 인성교육을 적극적으로 펼쳐온 곳이 있다. 1948년 설립된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다.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2010년부터 이제훈(75·사진) 회장이 이끌고 있다.

 이 회장은 “자녀를 하나 아니면 둘만 낳고 가족 해체가 늘어나는 사회 현상과 맞물려 아동의 인성교육 문제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대두됐다”면서 “이번에 정부가 발표한 인성교육진흥법은 전 세계적 조류와도 부합하는 매우 시의적절한 조치”라고 말했다. 한국에 앞서 미국은 2001년 ‘낙오학생 방지법(No Child Left Behind Act of 2001)’을 제정해 인성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초록어린이재단은 학교 폭력과 왕따 등 아동·청소년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인성교육 콘텐트 개발과 교육 지원 사업을 역점 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초등학생 1763명이 재단이 실시하는 인성교육을 수료했다. 올해 6월 말까지 지난해의 3배 수준인 5386명이 인성교육을 받았다. 또 지난달에는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 인성교육범국민실천연합(인실련)과 3자 공동으로 ‘교육 공동체 인성교육 실현’을 위한 협약을 체결했다. 이 회장은 “인성은 학교 수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된다”면서 “부모와 교사, 마을 어른, 전문가까지 지역 사회(community)가 먼저 모범을 보이고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설명했다.

 1992년 중앙일보 편집국장을 지낸 그는 중앙일보 발행인 대표이사였던 2001년 초록우산어린이재단 이사가 되면서 재단과 인연을 맺었다.

“기자 시절에는 사회의 잘못된 점을 바로잡는다는 사명감으로 일했습니다. 그런데 어린이재단에서 일을 해 보니 정말로 세상을 바꿔가는 힘은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자는 ‘나눔의 힘’에서 나온다는 걸 깨달았어요.”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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