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64) 대한축구협회 명예회장은 지난달 3일 본지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내가 참여해 도움이 된다면 검토해 보겠다”며 FIFA 회장 선거 출마에 대해 긍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후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 현장을 찾아 미셸 플라티니(60·프랑스) UEFA 회장과 만났다. 뉴질랜드 20세 이하 FIFA 월드컵과 캐나다 FIFA 여자월드컵 현장도 방문했다. 유럽과 오세아니아, 북미를 오가는 강행군 속에 국제축구계 인사들과 두루 대화했다.
정 명예회장의 경쟁자로는 플라티니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40·요르단) FIFA 부회장이 있다. 플라티니 회장은 반(反)블라터 진영의 수장으로 후보군 중 가장 앞서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2022년 월드컵을 카타르가 유치하는 과정에 부정하게 개입했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그의 아들이 카타르 편에 서서 직간접적으로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증언도 있다. 울리 슈틸리케(61·독일) 한국 축구대표팀 감독은 “플라티니 회장은 여러 가지 구설에 휘말려 있다. 차기 FIFA 회장으로 부적합하다”고 말했다.
요르단 왕자인 알 후세인 부회장은 2011년 친(親)블라터 성향인 중동 축구계의 몰표를 받아 정 명예회장을 누르고 FIFA 부회장에 올랐다. 지난 5월 열린 FIFA 회장 선거에서 209표 중 73표(블라터는 133표)를 받으며 선전했지만 블라터 회장의 대항마를 자처했다가 중동 축구계의 눈 밖에 났다. 그 외에 무사 빌리티(67) 라이베리아축구협회장, 축구스타 지쿠(62·브라질)와 디에고 마라도나(55·아르헨티나)가 출마 의사를 밝혔다.
정 명예회장은 일본·중국·북한 등 주변국의 지지 확보를 첫 과제로 정했다. 이후 아시아 전체와 타 대륙으로 선거운동 범위를 넓혀 나갈 예정이다. FIFA 회장 선거는 내년 2월 26일 209개 회원국 대표의 투표로 이뤄진다. 출마자는 선거 4개월 전인 올 10월 26일까지 후보 등록을 마쳐야 한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