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가 15일 “급히 문재인 대표를 포함한 주요 당직자의 스마트폰에 스파이웨어(사용자 몰래 설치되어 정보를 수집하는 악성코드)가 심어져 있는지 빨리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최근 국정원이 지난 2012년부터 모바일 메신저인 ‘카카오톡’의 검열이 가능한 해킹 프로그램을 구입해 운용해왔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다.
이날 당 최고위원회에서 이 원내대표는 “이제 이 스마트폰은 내 스마트폰이 아니라 남의 스마트폰이라고 보면 된다”며 “모조리 도청 기계로 연결되고 동영상 시스템까지 작동된다. 자기 정보가 이제 완전히 상실되거나 타인에 의해 조절되고 있다는 것이다”고 말했다. 이 원내대표는 “(국정원의 해킹은) 2012년부터 지속적으로 이뤄져왔기 때문에 그동안 우리 당의 주요 정보들이 국정원에 의해 손바닥 들여다보듯 보여졌다고 한다면 어떻게 우리의 정책과 입장을 정해야할지 불을 보듯 뻔하다”며 진상조사에 대한 강공을 예고했다.
문 대표도 이날 회의에서 “국정원이 마음만 먹으면 휴대전화의 대화 내용과 사진, 문자,전화번호 등을 훔쳐 볼 수 있는 것은 물론 휴대전화를 사용하지 않고 있을 때에도 휴대전화를 통해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모습과 대화를 엿들을 수 있다”면서 “국정원이 우릴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만 해도 무서운 일”이라고 했다. 문 대표는 “만약 이번에도 북한 공작원 때문이라거나 연구목적으로 도입했다는 국정원의 변명이 거짓이고 지금 제기되는 의혹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이는 정부 기관의 단순한 일탈과 불법이 아니라 반국가적 행위”라며 했다.
전병헌 최고위원도 회의에서 “국정원은 이탈리아 해킹팀의 불법사찰 감청프로그램 구입을 인정하면서도 대북 정보와 연구목적으로만 썼다고만 한다. 하지만 이런 해명은 국민을 완전히 바보로 알고 있는 새빨간 거짓말이다”고 말했다. 전 최고위원은 “대한민국의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을 북한에서도 사용하느냐”며 “국정원은 단추만 누르면 북한용 소리가 나는 자동응답기와 다를게 무엇이 있느냐”며 국정원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위문희 기자 moonbright@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