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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회 중앙학생시조백일장] 중등부 대상 김시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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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사진

아지랑이 일렁일렁 굽이지는 햇살에
나까지 녹아들어 사라질까 두려워
이날을 들여다 보는 눈동자를 기억한다

몽롱한 흑 빛 눈을 수평선에 겨누고
찰칵하는 소리에 고막이 떨려온다
창에 든 저녁 노을이 긴 화폭에 그려진다

오늘을 그리워할 날들을 생각하며
손가락을 오므려 필름을 감싸쥔다
초저녁 끝자락 잡고 두 눈을 번뜩인다

손에 쥔 식은땀에 노을이 그을린다
그날따라 유난히 드넓었던 하늘이
창호지 덧붙인 듯이 은은하게 넘실댄다

김시연(15·청심국제중3·사진)양은 풍경 사진 찍는 것을 좋아한다. “ 그냥 지나치기 아쉬워서 사진으로 남겨 둘 때가 많아요. 풍경은 특정 인물보다 더 많은 사람이 공감할 수 있다는 점에서 좋은 것 같아요.”

 대상 작품 역시 평소의 경험을 차분히 적었다. ‘사라질까 두려워 이날을 들여다 보는 눈동자를 기억한다’ 등 놓치기 싫은 순간에 대한 감성이 여실히 드러난다.

 백일장 현장에서 느낀 즉흥적인 감상도 반영됐다. “ 사진기자님이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사진을 찍으시더라고요. 찰칵찰칵 소리가 들렸어요. 그때 떠올라서 쓴 부분이 ‘찰칵하는 소리에 고막이 떨려온다’예요.”

 김양은 어려서부터 시 쓰는 걸 좋아했다. 시조는 중학교 1학년 때 처음 접했다. “우리 고유의 풍취도 묻어 있어 현대시를 쓰다가 시조를 쓰면 색다른 재미가 있다”고 말했다.

 꿈은 앞으로도 계속 글을 쓰는 것. 마음 속 이야기를 말로 다하기 힘들 때 글로 풀어내면 마음이 편해진단다. 어떤 직업을 생각하고 있는지 묻자 “작가, 비평가 같은 직업 중에서 정확히 하나를 결정하진 않았지만 무얼 하든 글 쓰는 일을 하고 싶다”며 “국어국문학과를 들어가 많은 글을 읽고 쓰고 싶다”고 답했다.

정아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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