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났는데 군수지원을 위한 항만이 부서졌다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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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사시 함정이 정박할 수 있는 항만이 파괴된 상황에서 한반도에 투입되는 미군 병력과 장비를 원활하게 수송하기 위한 한ㆍ미 연합 군수지원 훈련(해안양륙군수지원 훈련ㆍC/JLOTS)이 서해안 충남 태안 일대에서 실시됐다. 한미연합사령부는 지난달 29일부터 9일까지 진행하는 훈련 내용을 6일 공개했다.

6일 오전 서해 안면도 해안에서 공개된 C/JLOTS에는 한국군 육군 군수사령부와 수송사령부 항만운영단, 해병대 1사단 상륙지원대대 등의 병력 900여명과 일본 오키나와에 있는 미군 제3원정강습단, 태평양 해안경비부대미군 800여명 등이 참가했다.

특히 한국측에서는 해군 함정과 화물선ㆍ바지선 등 민간 함정 등 20여척이, 미군측에서는 대형 수송선인 보보함(6만2000t급), 유류보급선 휠러함(5990t급), 7000t급 차량운반선, 100t급 선박 인양능력을 갖춘 크레인 바지선 1척 등이 동원됐다.

올해 훈련은 유사시 사용할 수 있는 항만이 없다는 가정하에 간이 부두를 만들어 차량과 병력, 군수지원품 등을 하역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연합사 관계자는 “해양 양륙 군수지원은 항만을 정상적으로 이용할 수 없는 지역에서 기존 항만시설을 대체할 간이 부두시설과 대량 유류 분배장비 등을 포함한 임시 항만시설을 갖추는 훈련”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개펄에 500여m 길이의 부유식 부교를 해안가까지 처음으로 설치했다. 훈련은 평택과 인천 등 서해안 주요 항구에 정박해 있던 선박과들이 훈련지역인 충남 안면도 해안으로 이동하면서 시작됐다. 이어 안면도에 도착한 차량운반선과 화물선 등에 적재된 차량과 장비를 바지선으로 옮기고(해상 전환 작업), 해안으로 바지선을 이동해 차량과 장비를 육상으로 이동시켰다.

연합사 관계자는 “조수간만의 차가 크고 수심이 얕은 리아스식 해안 형태를 띤 서해안의 어려운 작전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훈련을 실시했다”며 “한반도에서 (한미 연합군의)작전 능력을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에서 첫 해안양륙군수지원 훈련은 1998년 포항 칠포해안에서 미군 단독으로 실시했으며, 이어 2011년과 2012년 안면도 해안과 지난해 경북 포항의 도구해안에서 각각 진행된 훈련에는 한국 군도 참여했다.

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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