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객기에서 화장실로 알고 비상구 열었다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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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멍조끼 착용법을 설명하는 비엣젯 승무원. [비엣젯]

베트남에서 여객기를 처음 이용하는 탑승객이 많아지면서 베트남 항공사들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올 3월 이륙을 준비하던 비엣젯175 여객기의 탑승객이 비상구를 화장실 문으로 착각해 열었다. 지난해 7월에 이어 2번 째 사고였다. 해프닝이 생긴 후 비엣젯 175의 출발이 3시간 지연됐고 항공사는 수만 달러의 손해를 봐야 했다. 비엣젯은 이후 화장실 안내원을 배치했다.

이 뿐만이 아니다. 직원에게 물리적인 폭력을 가하는 경우도 있었다. 하노이에 거주하는 35세 여성은 자신이 가지고 있던 가방의 무게가 초과되었다는 이유로 공항 직원을 때리는 일이 발생했다. 이 여성은 6개월 간 탑승이 금지되었다. 구명조끼가 티킷 값에 포함된 것으로 착각한 탑승객은 승무원과 크게 언쟁을 벌이기도 했다.

블룸버그는 이러한 일이 발생하는 배경으로 저가 항공사의 등장을 꼽았다. 2014년 베트남 정부가 항공시장을 개방하는 과정에서 젯스타 퍼시픽, 비엣젯과 같은 저가 항공사가 등장했다. 이후 하노이~호치민 왕복 티켓을 약 11만원의 비용으로 구할 수 있게 되면서 비행기를 탈 기회가 늘어난 것이다. 비엣젯은 올해 탑승객 중 300만명이 첫 고객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케네디 공공정책대학원의 응웬 수원 탄잉 선임연구원은 "급작스레 비행기 여행을 떠날 수 있는 저소득층 인구가 생겼다. 이는 중국과 유사한 현상이다"라고 말했다.

세계항공운송협회(IATA)가 지정한 10대 신흥시장에 베트남이 포함될 만큼 항공산업 시장의 고객이 늘어나는 가운데 이들을 관리하려는 비행사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정석원 인턴 기자(광운대 신문방송 4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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