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연-처음 3일을 잘 버텨라 | 위생병원 금연학교 김창수 교장에게 듣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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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이제 한해를 마감하면서 지난 1년을 돌아보고 새해의 계획을 마련할 때다.
새로 시작하고픈 일들이 많이 있겠지만 그 중에서도 건강을 원하는 사람이라면 새해부터 금연만은 꼭 실천해 보는 것이 바람직하다.
담배를 피우는 사람은 피우지 않는 사람에 비해 훨씬 수명이 단축된다는 등 해독을 잘 알고 있으면서도 눈에 보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차일피일 금연을 못하는 사람이 많다.
개중에는 『담배 없이 무슨 재미로 세상을 사느냐』는 담배 우선파도 있고 『담배를 끊으려고 여러번 시도해 봤지만 되지 않는다』는 작심삼일파도 있다.
새해 첫날은 기억하기 쉽고 무엇인가 해보겠다는 의욕이 있을 때이므로 금연을 실천에 옮기는 하나의 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담배 때문에 가래와 기침을 하게 된다는 사람, 온몸에서 담배 냄새가 풍긴다는 사람, 열심히 이를 닦아도 입에서 악취가 나는 사람은 그것이 담배를 끊으라는 생체의 경고 신호이므로 더 이상 망실이거나 미련을 갖지 말고 이기회에 과감하게 단연을 선언하고 실천에 들어가는 것이 좋다.『남자가 담배도 못 피우느냐』는 꾐에 마음 약해질 필요가 전혀없 는 것이다.
흔히 담배의 해독에서 벗어나기 위해 양을 서서히 줄인다거나 파이프 담배로 바꾼다거나 니코틴이나 타르성분이 적은 담배를 골라 피우기도 하지만 무조건 완전히 끊지 않는 한 전혀 도움이 안 된다.
파이프가 무서운 독가스까지 제거해 주지는 않으며 순한 담배일수록 흡연량은 오히려 늘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면 어떻게 담배를 끊을 것인지 서울위생병원부설 5일금연학교 김창수 교장(원목)으로부터 들어 보자.
▲『나는 내 자신과 가족과 이웃을 위해 담배를 피우지 않기로 작정했다』는 결심을 틈나는 대로 반복한다. 그리고 웃사람에게 끊기로 했다고 선서를 하는 것이 좋으며 가능한 두 사람이 갈이 금연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
▲몸속에 밴 담배의 맛을 내는 니코틴과 타르를 물로 빼낸다. 이것은 하루 약 1.8ℓ의 물을 식사와 식사 사이에 마시는 것으로 기상 직후 상오 10∼11시, 하오 4∼5시, 취침 전에 맥주컵으로 2∼3잔씩 마시도록 한다. 물의 온도는 상관이 없다.
▲몸 구석구석에 배어 있는 담배 진을 제거한다. 이를 위해서는 운동으로 땀을 흠뻑 흘리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운동의 종류나 시간에는 관계없이 러닝셔츠가 젖을 정도면 된다.
▲온수나 냉수로 피부를 마찰시킨다. 피부 마찰은 「혈액의 체조」 라고 할 정도로 피의 순환을 돕고 금연에 대한 강한 의지력을 키워 주는 효과가 있다.
▲비타민C가 많이 든 과일을 충분히 먹도록 한다.
비타민은 신체 각 조직에 스며 있는 니코틴을 씻어 내는 데도 좋고 입안이 산뜻해 지기 때문에 담배를 피우고 싶은 충동이 줄어들며 입이나 손이 심심해지지 않는 효과도 있다.
▲담배를 피우고 싶어지면 시계를 보면서 1분 동안만 참는다. 1분이 지난 뒤에도 피우고 싶은 생각이 있으면 다시 1분만 참아 본다. 그 사이 흡연의 충동이 약화된다.
또는 냉수를 한 모금 마시거나 심호흡을 5∼10회 하는 것도 좋다.
▲최초의 3일 동안만 참고 견딘다. 3일만 지나면 금연의 효과를 느끼면서 새사람이 된 것과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다.
간혹 금단 증상, 예로 짜증·불안·집중력장애·두통·과수면·위장장애 등이 있는 경우도 있으나 대개 5∼10일 정도면, 없어지므로. 염려할 것은 못된다.
▲마음의 갈등,『내가 적어도 한 달을 끊었는데…』하는 자만심, 그리고 술좌석은 금연 결심을 약화시키므로 이런 때일수록 자신의 마음을, 단속해야 한다.

<신종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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