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로 알려진 가수 송창식씨|아버지 전혁림 화백을 찾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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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인기가수 송창식씨(37)가 아버지를 찾았다.
찾은 아버지는 서양화단의 원로 전혁림화백(68)-.
l2월8일 서울동숭동 샘터화랑에서 이들 부자의 첫 대면이 이루어졌다. 이날 전혁림화백의 개인전이 열리는 샘터화랑에 송창식씨 내외가 찾아와 개막식장에서 삼페인을 터뜨려 생전 처음대하는 아버지의 작품전을 축하했다.
전화백이 송창직씨를 낳은 어머니 김씨를 만난 것은 총각시절인 1947년-.
전화백이 일본에서 그림공부를 하고 돌아와 고향인 충무에 있을 때였다.
전화백은 이때 시인 청파 유치환, 작곡가 윤이상, 시인 김춘수, 시조시인 김상옥, 전충무문화원장 정명윤(전화백의 처남)씨등과 함께 고향에서 문화운동을 하고 있었다.
이때 전화백은 김씨를 만났다. 이들은 금방 친해졌고 남의 눈을 피해 충무남망산을 오르내리면서 마음을 주고 받았다.
이들의 사랑의 씨앗이 바로 오늘날 우리가요계에서 포크송의 기수로 활약하는 송창식씨.
전화백은 48년 13세나 아래인 친구여동생과 결혼, 신혼살림을 차렸다.
신혼 2년째로 접어든 49년 봄에 집앞에서 3년전에 떠나갔던 여인을 만났다.
그의 팔에는 포대기에 싼 아기가 안겨 있었다. 그녀는 『선생님이 결혼했다는 이야기를 듣고 찾지 않으려고 했는데 꼭 알려드려야 할일이있어 찾아왔읍니다』
전화백에게 아기를 보이면서 『이 아기가 선생님의 아들이에요』 하고 울음을 터뜨렸다.
『훌륭하게 키우겠다』는 말만 남기고 그녀는 고향인 인천으로 떠나버렸다.
전화백이 송창식씨가 내아들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처음 밝힌것은 82년11월. 취재차 충무에 내려간 미술평론가 윤범모씨, 여성중앙 이광표기자, 샘터화랑 엄중구사장에게 말해 지금까지 3년동안 이광표기자와 엄중화사장이 전화백과 송씨집을 오가면서 확인, 『여성중앙』 1월호에 이같은 사실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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