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테가 베네타] 가벼운 소재 강력한 컬러, 숲보다 생기 넘치는 그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2면

‘패션가의 계절’은 언제나 거리의 계절을 한걸음 앞서간다. 벌써 브랜드들은 봄·여름 컬렉션의 신선함을 뒤로 하고 가을·겨울 컬렉션을 내놓기 시작했다. 6월은 여름과 가을이 이어지는 문턱에서 다양한 컬렉션을 감상하기 가장 좋은 시즌이다. 두터워진 소재의 가을·겨울 컬렉션을 선보이기 전 얼리폴(Early Fall) 컬렉션을 만나볼 수 있기 때문이다.

올해 보테가 베네타의 얼리폴 2015 컬렉션은 여름의 산뜻함과 가을의 따뜻함을 모두 표현하면서 아울러 편안하지만 너무 기본적이지 않은 고급스러움을 지닌 것이 특징이다. 소재는 가볍되 강렬한 색상이 사용된 의상과 핸드백으로 기존 보테가 베네타와는 색다른 느낌을 자아낸다.

매 시즌 특유의 컬러 팔레트를 선보여온 만큼 이번 컬렉션 역시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토마스 마이어(Tomas Maier)의 창조성이 돋보이는 컬러가 인상적이다. 그는 디자인에 앞서 컬렉션을 표현할 수 있는 컬러를 먼저 생각하고 그 컬러를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소재를 고를 만큼 ‘컬러’를 매우 중요시 하는 디자이너다.

이름에서 이미 생동감이 넘치는 초록빛 에메랄드가 연상되는 아이리쉬 그린 컬러의 아이리쉬 그린 토트백은 쇼퍼백 형태의 넉넉한 수납공간이 돋보인다. 앞쪽으로도 넓은 포켓을 내 기능성을 살린 디자인으로 보테가 베네타의 아이코닉한 인트레치아토 나파 가죽이 사용됐다.

특히 물뱀 종류의 하나인 카룽(Karung) 가죽을 손잡이, 포켓과 가방 입구 부분에 테두리로 사용해 이국적인 느낌과 고급스러움을 살리고 있다. 가방의 입구 부분은 스냅단추를 이용해 죌 수도 있고, 열린 채로 넓게 사용할 수 있는 편리함을 갖췄다. 브루니토 마감의 체인은 어깨에 걸쳐 착용할 수도 있게 제작됐다.

멀티 컬러 숄더 백은 보테가 베네타의 1971년 아카이브에서 영감을 받아 디자인됐다. 봄·여름 컬렉션에서 선보인 적 있는 디자인으로 이번 컬렉션에서는 블루와 레드, 그린과 블루가 조화를 이루면서도 대조적인 포인트가 되는 강렬한 인상을 지니고 있다.

얼리폴 컬렉션이 강조한 컬러의 산뜻함은 깊고 푸른 대서양을 표현한 애틀랜틱 블루(Atlantic Blue) 컬러와 강렬한 애리조나 레드(Arizona Red)의 조화에서 드러난다. 특히 카프라(Capra) 가죽을 사용한 가방의 기본 틀은 그래픽 요소를 더해 음영을 준 디테일이 숨어져 있다.

테두리 부분은 맹그로비아(Mangrovia)가죽에 컬러를 더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좀 더 섬세한 마이크로 인트레치아토(Micro Intrecciato)로 클로저를 완성해 정교한 장인정신이 돋보이는 제품이다.

브루니토 마감의 체인은 토트백 혹은 숄더백으로도 활용할 수 있게 만들어졌다. 체인을 감아 가방 자체를 손에 쥐는 방식으로 세련된 연출을 할 수 있다. 아이리쉬 그린(Irish Green)에 애틀랜틱 블루(Atlantic Blue)로 포인트를 준 디자인으로도 만나볼 수 있다.

김승수 객원기자 sngski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