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관 역할 분담, 맞춤 기상정보 제공 힘 써 … 기상·기후기업 육성과 창업 지원에도 나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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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윤화 기상청장

가뭄이 심각하다. 쩍쩍 갈라진 논·밭바닥, 자라지도 못하고 말라버린 농작물, 여기저기서 기우제를 지내는 등 전국이 가뭄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기상·기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기상청의 역할이 더 주목받고 있다. 최근 기상업무를 보다 전문적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체제를 정비하고 있는 고윤화 기상청장을 만나 가뭄과 올여름 날씨 등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계속되고 있는 극심한 가뭄의 원인과 대책은.

“지난 겨울 내린 눈의 양이 매우 적은데다 올해 들어 중북부지방 강수량이 평년의 절반 수준에 머물러 극심한 가뭄으로 이어졌다. 기상청은 지난 1월 신설한 수문기상업무 전담팀을 통해 기상학적 가뭄에 관한 정책과 기술개발을 본격 추진하고 있으며 5월부터는 ‘가뭄전망 정보’를 유관기관에 시범적으로 제공하고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맞춤형 가뭄정보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기상·농업·수자원을 아우르는 종합적인 가뭄정보 생산과 서비스 체계를 구축해야 한다. 관련 기관과 유기적으로 협업해 분야별 가뭄정보를 종합적으로 관측하고 전망하는 시스템을 마련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 우리나라 기상서비스 수준은.

“기상청의 예보 정확도는 선진국 수준으로 향상됐지만 기상서비스에 대한 국민 체감도는 높지 않은 편이다. 현재 단기예보 정확도는 92% 수준이다. 맞춤형 기상정보 서비스 강화, 민간과의 효과적인 역할 분담과 이에 적합한 조직개편 등을 통해 국민 체감도를 높여갈 것이다. 올해 초 기상서비스진흥국 신설, 국립기상과학원 확대, 수도권·충청·제주 지역의 지방조직 개편에 이어 6월에 강원·전라·경상도 지역까지 조직개편을 마무리했다. 또 지난 3월 ‘민관 역할 분담을 통한 맞춤형 기상서비스 규정’을 제정해 방재·안전·취약계층 대상 등 공공성이 강한 기상서비스는 기상청이 담당하고 민간은 특정 수요에 따른 맞춤형 기상서비스를 개발하여 제공하는 구조를 갖춰나가고 있다.

-우리나라 기상산업의 경쟁력 강화 방안은.

“기상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고 창업을 활성화함으로써 일자리를 창출하는 선 순환적 지원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대부분이 영세한 소기업인 기상기업의 자생력을 확보하기 위해 올해 3월 ‘기상기업 성장지원센터’를 설립했다. 기상·기후 청년창업 지원사업, 비즈니스 지원센터 상담서비스 등을 통해 창업과 경영을 지원하고 있다. 날씨 정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경영성과를 높일 수 있도록 날씨경영 교육과 설명회, 날씨경영 인증 등도 실시하고 있다. 또 기상기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새로운 기상서비스를 계속 발굴하고 다양한 수출지원 제도 및 사업을 추진함으로써 선제적으로 국내외 기상산업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 여름 태풍은 어떨 것으로 보이는가.

“올여름 우리나라는 2~3개 태풍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며, 엘니뇨와 적도서풍 강화로 태풍 발생 위치가 남동쪽 해상으로 치우치게 되면 태풍이 열대해상에 오래 머물러 더욱 강하게 발달할 가능성이 높다. 태풍 피해가 없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 4일 국제연합 세계기상기구(WMO) 집행이사 당선 의미는.

“우리나라는 1956년 WMO에 가입, 2007년 WMO 첫 집행이사직 당선 이후 계속해서 집행이사직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앞으로 4년간 기상기후 관련 개도국 지원 사업을 확장하고 국제기상사회 발전과 진보에 이바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송덕순 객원기자 simps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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