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영자, 세계정상 "스매싱"|간염악몽 말끔히 떨치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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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양영자가 세계정상 재도전을 위해 시동을 걸었다.
제7회 아시아탁구선수권대회(10월20∼28일·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에서 최악의 컨디션으로 악전고투했던 양영자는 간염의 후유증을 말끔히 털어버리고 25일부터 서초동 삼성체육관에서 국가대표 선발전(12월11일)에 대비한 합숙훈련에 들어간 것이다. 아시아탁구대회에서 남북한 탁구대결사상 첫 패배를 기록한 한국여자팀. 에이스 양영자는 『책임의 반은 내게있다』고 느끼면서도 『간염에 시달리느라고 언습량이 적었고 체력이 달렸다』고 털어놓고는 바로 고향인 이리로 내려갔었다.「심신이 극도로 피곤, 우선 휴식이 필요했기 때문이었다.
간염에는 휴식이 약인줄 알면서도 아시아선수권에 대비 무리한 훈련을 한것이 잘못이었다.
경기가 끌난뒤 이에리사코치는 『영자와 계선이는 사실 대회에 나갈수 없는 상태였다. 그러나 대신할 선수가 없어 무리를 했었다』고 시인했다.
어쨌든 고향에 내려간 양영자는 실로 오랜만에 마음 편히 쉬었다. 특히 소속팀인 제일모직이 10월26일 이탈리아오픈및 스웨덴전지훈련을 떠나버려 마음이 더욱 가쁜했다.
그동안 역시 간염으로 고생하던 학교 l년후배 이계선과 함께 이코치가 구해준 중국산 편자환도 먹고 어머니 박복엽(58)씨가 달여준 한약도 먹으면서 컨디션은 점점 회복되었고 가뿐한 마음으로 이계선과 같이 후배 이일여고 선수들과 연습도 많이 했다.
이계선이 주로 연습파트너였지만 때로는 군산상고·군산대선수들과도 연습경기를 가졌다.
양영자는 그동안 가끔 악몽을 꿨다. 충분히 잡을수 있었던 북한과의 대전 순간순간이 자꾸만 머리에 떠올랐던 것이다.
단체전, 북한을 2-l로 리드하던 4번째 단식. 신예 이분희에 1세트 18-15까지 앞서 나가다가 22-20으로 지던 순간. 신병기 이분희의 스카이서브와 백핸드공격도 힘들었지만 오랜 랠리 끝에 포인트를 잃은 것은 정신력의 부족 때문이라고 그는 느끼고 있다.
『지금의 컨디션만 됐더라도…』아쉬움이 남는다.
따라서 양영자는 내년 3월로 다가온, 세계선수권대회를 겨냥, 지금부터 최선을 다해 정신력훈련과 연결공격에서 밀리는 약점을 보완해야겠다고 다짐한다.
88년 동경세계선수권 여자단식 준우승의 영광을 되찾고 한국탁구가 중공·북한에 당한 수모를 씻는데 가장 필요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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