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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가뭄 계속되면 식량 생산량 20% 감소 예상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북한 가뭄이 다음달 5일까지 계속되면 식량생산량이 전년보다 20% 감소할 수 있다고 통일부가 9일 밝혔다. 통일부 자료에 따르면 모내기철인 지난달 북한의 강수량은 평년 대비 56.7%에 그쳤다.

특히 곡창지대인 황해도ㆍ평안도의 지난달 강수량이 평년 대비 각각 46.9%, 61%였다. 대북 소식통은 최근 통일부에 “함흥지역에 가보니 평소 12~13m까지 물이 차있는 댐에 물이 30cm 밖에 없더라”고 전했다고 한다. 국립식량과학원에 따르면 모내기 후 약 7일 간 물이 충분히 공급돼야 뿌리를 내릴 수 있다.여기에 초당 20m의 강풍까지 불어 피해가 큰 상황이라고 한다.

북한 노동당 기관지인 노동신문도 지난달 28일 “일부 지역에서 재파종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유엔의 북한 상주조정관인 굴람 이사크자이는 "가뭄으로 인해 또 다른 기아 사태가 올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가뭄으로 인해 체제 불안정성이 높아질 것으로 예단하긴 이르다는 것이 통일부 당국자들의 견해다. 지난해에도 북한은 “100년만의 왕가물(가뭄)이 왔다”고 했으나 벼 작황은 전년대비 6000만t이 늘어난 216만t을 기록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김영훈 연구위원은 “가뭄속에서도 북한은 쌀ㆍ강냉이(옥수수)는 생명이 달린 문제이기에 무슨 일이 있어도 지키려한다"고 말했다. 북한이 ‘고난의 행군’이라 부르는 90년대 말 식량부족 사태 당시와는 달리 장마당(시장) 등이 활성화돼 주민들이 배급에만 의존하지 않는 상황이기도 하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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