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담뱃값 대폭 인상 국민건강 위해 불가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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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뱃값 인상에 반대하는 의견이 많았다. 이들은 가격 인상에 따른 담배 소비 감소 효과가 적다며 세금을 더 거두겠다는 숨은 의도가 있지 않으냐고 지적했다. 반면 찬성하는 측은 세계 최고 수준의 흡연율,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려면 가격 인상이 최선이라며 이번 기회에 길거리 흡연도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동선 기자

정부가 담배에 대한 건강증진부담금을 올리겠다고 발표하자 논란이 한창이다. 찬성하는 측은 담배가 일으키는 질병과 산불 피해.환경오염을 줄이고, 흡연율을 낮추기 위해서는 5천원 이상으로 대폭 인상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자들은 담뱃값이 올라도 중독성 때문에 흡연율이 줄지 않고, 저소득층에게 부담을 주며 물가를 상승시킬 것이라고 말한다.

정부는 그동안 시민단체.학교.보건소.군부대와 함께 금연운동을 벌여 남성흡연율을 70%에서 60%로 낮추었다. 그럼에도 남성흡연율은 선진국의 25% 수준보다 훨씬 높으며, 청소년 흡연율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여성의 흡연율도 급증하고 있다.

매년 1만8천명이 담배로 인한 암으로 사망한다. 길거리 흡연으로 인한 간접흡연의 폐해도 크고 담배로 인한 의료비 부담은 연간 6조원 이상으로 추정돼 국민건강보험 재정 악화의 최대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담뱃값이 10% 오르면 선진국에서는 4%, 후진국은 8% 담배 소비가 줄고 특히 청소년층에서는 14%의 감소 효과가 있다고 한다. 담뱃값 인상은 가격에 더욱 민감한 저소득층의 소비를 감소시켜 전체적으로 세금부담을 줄여주는 효과도 있다.

미국 질병통제센터는 담뱃값을 1997년보다 70% 올린 결과 고교생 흡연율이 급락했다고 발표했다. 우리도 청소년의 건강과 국민의 행복을 위해 담뱃값을 올려야 한다.

오대규(보건복지부/ 건강증진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