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비앙은 요새… 산·호수로 싸여 시위'無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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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G8(서방선진 7개국+러시아) 정상회담 개최지인 프랑스 국경 휴양도시 에비앙의 주변 도시가 애꿎은 피해를 보고 있다. 프랑스 경찰의 엄중한 경계로 에비앙 진입에 실패한 반세계화 시위대들이 인근의 안마스와 스위스 제네바 등을 반G8 활동무대로 삼았기 때문이다.

반세계화 시위대 6만여명(프랑스 경찰 추산 2만명)은 G8 정상회담 개막일인 1일 프랑스 안마스와 스위스 제네바에서 에비앙으로 가는 도로와 다리 등을 점거한 채 대규모 가두시위를 벌였다고 AFP통신이 보도했다.

스위스 경찰은 수백명의 시위대가 제네바와 로잔에서 돌을 던지고 주유소를 부수는 등 과격한 행동을 하자 최루가스를 발사해 시위대를 해산시켰다. 프랑스 경찰도 에비앙으로 가는 길목인 토농의 도로를 차단한 채 소란을 부리던 시위대를 저지하기 위해 최루가스로 대응했다.

프랑스와 스위스 경찰은 반G8 시위를 봉쇄하기 위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 규모인 2만5천명의 경찰을 동원, 에비앙 주변을 철통 경계하고 있다.

G8 정상회담 개최지로 에비앙이 선정된 것도 정상들의 안전 문제가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에비앙은 알프스산과 로잔호(湖)로 둘러싸여 길목만 막으면 반세계화 시위대들의 진입을 손쉽게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에비앙=이훈범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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