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수에 중금속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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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몸에 좋다고 시민들이 즐겨 마시는 약수터의 지하수가 인체에 해로운 중금속에 크게 오염돼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서울시내 약수터물 가운데 37·5%가 조금도 섞여 있어서는 안되는 수은에 오염돼있고, 31·2%가 허용기준이상의 비소에 오염돼 있다.
이같은 사실은 서울시약사회(회장 김명섭)가 지난 7∼9월까지 3차례에 걸쳐 실시한 서울시내 약수터 48개소의 수질오염도 조사 분석결과 31일 밝혀졌다.
서울시 약사회는 이에 따라 보사부와 서울시당국이 이들 부적합약수터를 즉시 폐쇄조치 하고 전국의 약수터에 대한 종합적인 수질검사를 실시, 국민건강을 보호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중금속=약수터 48개소중 18개소에서 수은이 검출됐다.
특히 이 가운데 신림동산51 제1광장 약수에서는 0·86PPM, 개봉동 개운산약수에서는 0· 45, 연희동산2의17 덕천약수에서는 0·15, 평창동 해원사옆 해원사약수터에서 0·17PPM의 높은 오염치를 나타냈다.
비소는 전체 약수터중 45·8%인 22개소에서 검출됐고 이중 음료수 허용기준치(0·05PPM) 를 초과하는 곳도 15개소나 됐다.
가장 오염이 심한 곳은 남산국립극장위 밤바위약수터로 오염도가 0·42PPM이나 돼 허용기준의 8배를 나타냈고 정능4동 정능유원지 YMCA야영장옆 밤나무골 약수터도 0·36PPM으로 허용기준의 7배가 넘었다.
◇세균오염=36개소에서 대장균군이 양성으로 판명됐으며 29개소에서는 일반세균이 기준치(1㎖당 1백마리이하)이상 검출돼 오염정도가 심했다.
이중 일반세균은 둔촌동79의3 둔촌제l약수터의 경우 ㎖당 무려 7천마리, 수유4동 아카데미하우스 뒤쪽 아카데미하우스B 약수터에서는 3천5백마리가 나왔다.
◇원인=중금속오염은 지질성분에서 비롯된 것인지 아니면 각종 폐기물과 산업체·차량배기가스 등에 의해 오염된 분진이 떨어져 지표를 오염시켰기 때문인지 밝혀내지 못했다.
그러나 일반세균은 분뇨등 유기물의 분해때 나오는 암모니아성 질소와 아질산성질소가 10개소에서 동시에 검출돼 지하수가 스며들거나 주변환경이 불결한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영향=조규상교수(가톨릭의대예방의학) 는 수은이나 비소가 섞인 물을 오랫동안 마실 경우 골수나 뇌등에 축적돼 유해농도에 도달할 위험을 안고 있다고 밝혔다.
조교수는 수은의 경우 신경계통의 장애를 일으켜 신경마비나 치아손상·위장장애현상을 유발하고 비소도 수은 못지않게 독성이 강해 조혈계통의 손상이나 간기능장애현상을 일으킨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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