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대교 준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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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요주 준공, 개통된 진도대교는 몇가지 상징과 의미를 갖고있다.
우선 4천명이 넘는 인구가 살고있는 반도의 절반이라는 좁은 땅덩어리의 효율을 최대한 높여보자는 뜻이 있다.
바다를 막아 농토를 넓히는 간척사업, 강물줄기를 막아 유수량을 조절하여 천수답을 수리안전답으로 바꾸는 수리사업, 육지와 섬을 이어 수송과 관광을 개발하는 사업등이 모두 국토의 효율을 배가시키는 작업인 것이다.
진도대교의 준공도 이러한 국토개발사업의 중요한 성취중의 하나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특히 이는 지금까지 비교적 개발이 뒤져있는 호남지역의 개발을 진일보시켰다는데 의의는 적지않다.
진도대교는 전남 해남과 진도를 이어 놓았다. 지금까지 울돌목의 거센 물결로 해상교통이 어려웠던 이 두지역 사이를 다리로 연결시킴으로써 광주지역이라는 커다란 문화산업권과 다도해의 주요 어업전진기지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묶어놓게 된것이다.
이는 또한 88고속도로에 의해 대구를 중심으로 한 영호남 내륙권까지를 연결시킴으로써 국토전체를 하나의 생활권으로 포용하는데 기여하게 됐다. 따라서 진도대교의 개통은 호남개발뿐만 아니라 국가경제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한다.
이 연륙교는 이지역 관광개발에도 커다란 역할을 할것같다. 해남의 학동리에는 이순신장군의 대첩비등 울돌목 대해전의 견적이 있고 대흥사에는 서산대사의 유물들이 보존돼 있다.
또 진도는 지난81년 정부가 지정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에의 시발점 역할을 하게될 것이다. 자연경관에서는 한려수도나 서산해안국립공원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으면서도 개발혜택을 받지 못한 곳이 바로 다도해다. 이번 진도대교의 개통이 이렇게 뒤진 개발사업을 촉진시키는 하나의 계기가 될것도 기대할수 있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밝은 개발 전망을 놓고 들뜬 기대에만 잠겨 있어서는 안될 것이다. 개발에는 반드시 긍정적이고 희망적인 면만이 있는것은 아니다. 그 개발이 무턱댄 구조물의 건립이나 편의시설의 남발이어서는 안되며 자연의 보호와 이용이 균형을 이뤄야 함을 당부해 두고 싶다.
철저한 기초자료 조사에서 시작하여 장기적이고 보호적인 측면을 더욱 신중히 고려하여 후대에 자랑스러운 유산으로 남길수 있는 개발이 되도록 해야 할것이다.
한편 이번 진도대교를 완공한 우리 기술진의 노고를 치하하며 이 기회에 이와같은 대역사가 설계에서부터 감리·완공에 이르기까지「국산」기술에 의해 이루어질수 있도록 격려와 분발도 촉구한다. 특히 진도대교의 미려하고 장대한 설계(영국 RDL건설사)를 보며 그런 생각을 하게된다. 한국적인 풍광과 자연환경과 미적 감각에 어울리는 설계도 있을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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