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보이스피싱 대포통장 모집 일당 5명 구속

중앙일보

입력

중국에 머무르며 보이스피싱 조직이 쓸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마련해주고 돈을 받은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광주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중국 조직과 연계해 보이스피싱 범행에 가담한 혐의(사기)로 김모(29)씨 등 5명을 구속했다고 26일 밝혔다. 김씨 등은 2012년부터 올해 1월 사이 중국 청두(成都) 등지에 머무르며 콜센터를 운영해 보이스피싱 조직이 쓸 대포통장과 체크카드를 모집해 넘긴 뒤 돈을 받은 혐의다.

경찰에 따르면 서울 지역 유흥업소 등지에서 일하며 알게 된 사이인 이들은 포털에 '신용불량자 대출' '대학생 대출' 등의 제목으로 글을 올린 뒤 이를 보고 연락해 온 피해자들에게 "대출을 돕겠다"고 속여 통장과 체크카드를 건네받았다. 이들은 중국에서 통장 공급이 어려워지자 올 2월부터는 광주광역시 광산구 원룸에 합숙하며 3개월 동안 75개 통장과 체크카드를 모집해 중국 총책에게 넘기고 건당 70만~80만원을 받아 5000여 만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총책에게 넘어간 75개 계좌 중 37개 계좌를 우선 확인한 결과 대출을 희망하는 피해자 110여 명이 수수료 등 명목으로 총 1억3500만원을 보낸 상태였다고 경찰은 설명했다. 경찰은 이들이 '김 실장'이라고 부르는 총책(조선족 추정)과 범행한 것으로 보고 김 실장을 포함한 나머지 공범 5명을 추적하고 있다. 또 보이스피싱 조직에게 통장을 넘겨준 60여 명도 전자금융거래법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다.

광주광역시=김호 기자 kimho@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