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하의 학생동조성명 싸고 고함·입씨름·정회등 4시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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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문공위>
▲최창규의원 (민정)=의사진행발언을 하겠다. 극렬 소수학생이 던진 돌팔매 앞에 온민족이 일렁이는 현실에 아픔과 부끄러움을 느낀다. 학생들의 요구에는 현법폐지·남북문제등 깜짝 놀랄 사실들이 있다.
▲손세일·임재정의원 (민한)=의사진행 발언만하라.
▲남재희의원 (민정)=천재지변도 아니고 서울대생들의 민한당사연좌농성때문에 허겁지겁 위원회를 소집했다니 문공위의 체통이 어떻게되나.
민한당의 당일성명을 보면 학생들의 얘기가 맞다고 되어있다.
헌법철폐를 요구하고 정권은 물러나라고 하는 말도 옳으냐. 학생들이 당사를 점거하고 강압하는 상태에서 임시변통으로 그런말을 했다면 해명이 있어야 한다.
헌정을 부인하는 주장에 동조하는 성명을 내놓고 위원회를 여는것은 납득이 가지않는다.
▲임재정의원 (민한)=문공위소집은 3당총무합의에 의한것이다. 위원회소집에 이의를 제기하는것은 총무에 대한 하극상 발언이다.
오늘의 의제는 학생들의 민한당사방문 진정사건만을 다루는것뿐이 아니며 최근의 학원사태를 다루자는것이다.
▲남재희의원 (민정)=문공위를 허겁지겁 연것은 체통에 관한 문제다. 학생들은 우리가 한번 흔들어 놓았더니 국회가 시끄럽다고 생각할것이 아닌가. 민한당성명이 희생자를 덜 내기위한 임시변통이었다고 해명하라.
▲손세일의원 (민한)=위원회를 모독하는 말은 하지말라. 비애를 느낀다. 학원린치사건하나만으로도 위원회는열렸어야 했고 「느닷없이」「청천벽력」따위 말은 책임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 학생들의 요구중 들어준건 우리당이 평소 국회와 당의 활동을 통해 주장했던것이다.
▲강원채의원 (민한)=민한당사에 왔던 학생들은 헌법철폐와 정권을 내놓으라는 요구를 한적이 없다. 학생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질서정연했고, 민한당은 그들의 공동성명발표요구를 거절했다.
▲이영희의원 (민정)=위원회가 열린것 자체가 의회기능이 정상이라는 증거아니냐. 민한당성명에 대한 해명없이는 회의진행이 어렵다. 민한당은 왜 의회가 제대로 기능 못해 그런 사태가 발생했다고 단정하는가.
▲서청원의원 (민한)=우리당 대변인 성명이 잘못됐다면 민정당도 대변인 성명으로 지적, 반박하면 될것 아니냐. 민한당이 헌법을 부정하는 학생들의 요구에 동조했다고 하는 남재희의원의 발언은 취소하고 속기록에서 삭제할뿐 아니라 사과하라. 남의당 성명을 왜곡해석하고 공식회의에서 거론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이해원 위원장=상대방을 섭섭하게 하는 발언은 삼가주고 객관적 주장만 얘기해달라.
▲이대순의원 (민정)=민한당성명에 충격적인 부분이 있으니까 해명하라는 것 아니냐. 정당정치·의회정치기능을 비판하는 소수학생들의 의견을 민한당이 동조했다. 우리는 그동안 비공개 간담회등을 통해 학생들의 터무니없는 주장과 교수에게 폭행·폭언을 서슴지 않은 사례를 얼마나 많이 들었는가. 성명에 보면 일부분만 동조한다는것도 아니고 대부분 동조한다고 돼있다. 학원의 문제를 전면 부정하는 사람들과는 학원문제를 다룰수 없다.
▲남재희의원 (민정)=민한당의 성명내용을 단정해 해석한 것은 아니며 위원장에게 질문하고 해명을 요구한것이다. 민한당의원들의 그게 아니라는 발언을 들으니 반쯤 풀린다.
▲임재정·강원채의원 (민한)=위원장이 남의 당사정을 어떻게 설명하나. 민정당은 대변인도 없나.
▲김길준의원 (의동)=위원회가 정당간의 토론회장은 아니다. 학원사태에 대한 중지를 모으기 위해서라면 빨리 본론에 들어가자.
▲손세일의원 (민한)=정리해야 할것은 정리해야한다. 위원회에서 남의당 대변인성명에 대한 해명을 요구하는것은 행패이며 양심의 문제다. 지금까지 속기록도 안남기려고 비공개간담회만 했지 언제 학원문제를 진지하게 토론한적이 있는가. 남의원의 발언은 삭제하고 사과시켜라.
▲이해원 위원장=상대방 이름을 지칭하는 발언을 삼가달라.
▲남재희의원 (민정)=성명에 학생들의 주장이 대부분 옳다고했으면 그들의 주장에 어떤것, 어떤 것이 있다는 것을밝혔어야 했다. 사과는 무슨사과냐. 질문도 못하나.
▲신진수의원 (민한)=국어사전을 봐도 「대부분」과 「모두」는 다르다.
▲강원채의원 (민한)=성명논쟁은하면 할수록 민정당의 치부만 드러난다.
▲이대순의원 (민정)=치부는 무슨치부냐. 민한당성명의 진의를파악하려는 것은 정치토론이며 도색이다. 우리가 이자리에서 시비하는것자체가 제5공화국의의회정치가 발전되고 있다는 표시다. 정치인이 학원문제를 해결하려는것이냐, 부채질하려는 것이냐. (각당간 의견조정위해 하오4시10분부터 1시간정회)
▲이해원의원장=문공위 소집을 협의하는 도중 28일 학생들이 민한당사에 들어가는 일이 벌어졌다. 이사건은단순히 민한당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국민의 관심사이고 한 정당의 문제가 아니라 전체 정치권의 관심사여서 빨리 국회에서 여과한다는 점에서 소집했다.
의사진행발언과정에서 표현에 문제점이 있었다하더라도 2시간여의 논란과정이 스스로 이해시켜줬을것이라고 믿는다. 의사일정에 들어가자.
▲손세일의원 (민한)=타당의 성명을 트집잡고 의사진행을 방해한데 대해 위원장이 유감을 표시하고 주의를 환기시키라.
민한당에 모독적인 발언내용이 있는 남재희·이대정의원의 발언일부를 위원장이직권으로 속기록에서 삭제할것을 약속해주고 회의를 진행해달라.
▲이대순의원 (민정)=정치인이 자기 소신을 말한것을 취소하라고 하느냐.
▲강기필의원 (국민)=성명에 유감이 있으면 다른 장소에서 논란하라. 문공위서 왈가왈부하면 빈축대상이 될것이다.
▲남재희의원 (민정)=민한당성명내용을보면 학생들이 잘못했다는 얘기는 한대목도 없지 않느냐.
▲강원채의원 (민한)=학생데모 그 자체는 물론 합법적이 아니라고 본다. 그러나 대구택시운전사들의 데모를 생각해보자. 그것도 역시 불법일 것이다. 그런데도 그들의 주장은 들어주었다. 불입금을 2만6천원에서 1만8천원으로 낮춰주었고 LPG주입도 자유롭게 해주었다. 택시운전사들의 데모에 비하면 서울대생들의 데모는 한결 평화적이다. 우리당 성명에 뭐가 잘못되었느냐.
▲신진수의원 (민한)=나자신도 수차에 걸쳐 속기록이 삭제된바있다. 위원장 직권으로 과감히 삭제해주기 바란다.
▲최창규의원 (민정)=학생데모는 민한당이나 우리에게나 모두 불행한 사태임에 틀림없다. 학생들이 당사에까지 간것은 역사적 충격이다. 성명서의 내용이 문제가 아니라 학생들의 요구내용이 무엇이냐가 더 중요하다. 학생들의 요구내용을 놓고 좀더 객관적으로 조명해보는 것이 필요하다.
▲이위원장=속기록 삭제는 마음대로 간단히 할일이 아니다. 이만하면 교섭단체의 견해가 충분히 개진되었으니 정상적인 운영에 들어가자. 이문제를 갖고 4시간씩 토론을 한것도 결코 무의미한 것이라곤 보지않는다. 속기록문제는 당사자의원들과 상의해서 처리해온 관례대로 하겠다. (회의정상화·하오6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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