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미끄럼' 위기가 기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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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OTRA 본부장이 밝힌 권역별 수출 전략

"원-달러 환율이 1000원 아래로 떨어지고, 역내 간 통합이 가속화하는 세계 경제 흐름 속에서 올해 한국의 수출은 위기와 기회를 함께 맞게 될 전망이다." KOTRA의 전 세계 7개 지역 본부 책임자들이 5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 모여 '2006년 권역별 수출 전략'을 발표했다. 다음은 지역 본부장들이 전하는 수출 전망과 전략.

◆"중동부 유럽국가를 공략하라" (이선인 구주본부장)=올해 헝가리.체코.폴란드 등 중동부 유럽국가가 이 지역 경제성장을 이끌면서 유럽연합(EU)은 2%대의 성장세를 회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코.카르푸 등 대형 유통업체가 중동부 유럽국가에 수백 개의 신규 점포를 대규모로 개설할 예정이다. 폴크스바겐 등 독일 자동차업체들이 원가 절감을 위해 부품 아웃소싱을 확대할 계획이며, 최근 서유럽 시장에서 한국차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있는 점도 호재다. 앞으로 EU는 물류 경쟁력이 수출 경쟁력을 좌우하는 시장이 될 것이다. 한국 기업은 중동부 유럽에 대한 물류기지 확보에 적극 나서야 한다.

◆"제2의 중동 붐 가능" (연영철 중동본부장, 류종헌 아시아본부장, 김승철 CIS본부장)=중동지역과 나이지리아 등 서부 아프리카 국가는 고유가가 지속되면서 매년 1000억 달러 이상의 대규모 인프라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다. 국내 기업은 건설.플랜트 프로젝트 수주에 적극 나서야 한다. 잘만 하면 올해 '제2의 중동 붐'까지 일어날 수 있다. 동남아국가연합(아세안) 시장의 경우 역내 시장 통합이 빨라지고 있다. 특히 글로벌 기업들이 이 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면서 기계류 등 부품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 러시아 등 독립국가연합(CIS) 지역에 대해서는 자원개발 협력 등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다. 수요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소비재 시장과 빠르게 성장하는 중산층에 주목해야 한다.

◆"여전히 부진할 대미 수출" (우기훈 샌프란시스코 무역관장)=주력인 정보기술(IT) 제품의 대미 수출은 달러화 약세 속에 올해도 부진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산 IT 제품이 현지의 수요를 잘 맞추지 못하고 있고, 중국 제품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떨어지고 있다. 휴대전화의 경우 삼성전자.LG전자가 내놓은 고기능 휴대전화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부진하다. 미국은 이미 성숙한 시장이어서 큰 폭의 수출 증가는 어려운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 위주로 공략해야 한다. 중소기업은 틈새시장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할 필요가 있다.

◆"소비 살아나는 일본, 사업 환경 나빠지는 중국" (김상관 일본본부장, 최원탁 상하이무역관 법률담당)=세계 2위의 소비 시장인 일본이 살아나고 있다. 일본은 소비 패턴이 시니어 시장과 주니어 시장으로 급격히 분화되고 있고, 신소비계층으로 40대 남성층이 대두하고 있는 만큼 이 계층을 잘 공략해야 한다. 한류가 단순한 붐을 넘어서 매니어 소비형태로 가고 있음에 주목해 한류를 활용한 마케팅 기법 개발이 절실하다. 최근 중국 내 땅값과 인건비가 올라가고 있다. 또 중국 문화에 대한 이해 부족으로 중국 진출 한국기업에서 노사 간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중국 실정에 맞는 노사관리기법을 개발해야 한다. 중견기업들은 대기업의 하청 위주 사업에서 벗어나 중국 내수 시장을 겨냥해 홀로서기에 나설 때다.

정리=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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