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장 경호원 수백 명, 저격수 배치 … 반부패 시진핑 5중 방화벽 경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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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시진핑 국가주석을 밀착 경호하는 경호원(원 안).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5중 방화벽 경호를 받고 있다고 홍콩 대공보가 17일 보도했다. 부패 척결 등 개혁 과정에서 계속되는 반대파들의 암살 기도에 대비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시 주석의 해외 방문 시에는 저격수까지 동원돼 미국 대통령 경호 수준을 뛰어넘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대공보에 따르면 시 주석의 경호 1선은 시 주석 주변 1~5m 거리에서 이뤄지는 ‘밀착 경호’다. 경호원 숫자는 일반 국가의 두 배다. 그가 전용기에서 내리고 방탄 차량에 탑승하면 경호원 20여 명이 두 겹으로 차량을 둘러싸고 경호 차량이 주변을 따른다. 대부분 한 겹으로 차량을 밀착 경호하는 일반 국가 원수와 다른 점이다.

 2선은 차량에서 내려 현지인들을 직접 만날 때 가동되는 ‘위장 경호’다. 이를 위해 경호원 수백 명이 현지인으로 위장해 군중 속에 침투해 만일의 사태에 대비한다. 시 주석 부근에서 군중이 갑자기 손을 든다거나 호주머니에서 뭔가를 꺼내는 동작만 취해도 곧바로 제압하는 게 원칙이다. 전문가들은 시 주석이 현지인들을 만날 때 격의 없이 다가서기 때문에 위험도가 가장 높은 경호라고 분석한다.

 3선은 시 주석의 동선 부근에 공격이 용이한 지점을 사전에 장악해 감시하는 ‘고정 경호’다. 여기에 저격수가 동원된다. 실제 지난해 3월 시 주석이 프랑스·독일 등 유럽 4개국 방문을 했을 때 저격수들이 고정 장소에 배치돼 그를 경호했다고 중국 언론은 전했다.

 4선은 시 주석의 향후 동선에 대한 ‘사전 경호’다. 불순분자가 주석의 동선을 미리 파악했을 가능성에 대비한 것이다. 현지 조사 과정에서 이상 징후가 발견되면 곧바로 해당 일정은 취소된다. 마지막은 실제 저격을 당하는 등 최악의 사태에 대비한 ‘긴급 경호’다. 이를 위해 수행 의료진은 물론 현지 최고 의료진과 24시간 연락체제를 유지한다. 특히 수술 등의 사태에 대비해 시 주석과 같은 형의 혈액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

 이 같은 5중 방화벽은 중앙경위국에서 지휘하고 방문국의 경호와 군·경찰 병력의 지원을 받는다. 경위국 병력은 국가 기밀이지만 수만 명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지난 2월 부패 사정 드라이브를 거는 시 주석에 대한 암살 기도가 잇따르자 중국 당국이 경호 장비를 늘리고 야외행사 때 차관급 인사에 대해서도 보안 검사를 실시하는 등 경호를 대폭 강화했다고 전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chkc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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