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계 드러낸 홍수조절 「댐」|한강 홍수통제 이대로 좋은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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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한강홍수통제소의 현행 통제기능만으로는 이번과 같은 엄청난 폭우피해를 줄일수는 없는 것일까.
한강홍수통제소(서울반포본동)는 폭우에 따른 홍수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남한강과 북한강및 본류유역에 48개의우량관측소와 24개의 수위관측소·5개의 댐수위관측소 등을 설치, 운영하고있다.
이들 관측소에서 집계된 수치자료는 4개의 중계소를 거쳐 통제소의 컴퓨터에 입력, 각 지역의 수위와 유량등이 시시각각으로 분석·처리되며 이를 토대로 댐의 저수량 등을 판단, 방류량을 결정해 홍수를 조절한다.
홍수와 관련된 수위는 지정수위·경계수위·위험 수위 등으로. 구분되는데 한강홍수의 지표가 되는 한강 인도교의 수위는 지정수위가 4·5m, 경계수위 8·5m, 위험수위는 10·5m다.
인도교의 수위가 지정수위를 넘어 계속 불어날 것으로 예상될 경우는 홍수주의보가 발령되고 경계수위를 넘으면 상당한 홍수피해가 예상돼 통제소는 중앙재해대책본부와 협의, 홍수경보를 내리게 된다.
인도교의수위가 위험수위를 넘은것은 1925년7월18일 12·26m를 최고로 이번 홍수를 포함해 모두 6번 있었다.
한강 홍수통제소의 홍수조절기능은 소양·화천 등 2개댐의 저수량과 방류량을 조절함으로써 이루어진다.
한강상류에는 팔당·청평·의암·춘천·화천·소양 등 6개의 댐이 있으나 홍수조절능력을 가진 댐은 소양·화천 두곳뿐으로 한강홍수통제소는 이들 댐에 일단 강우를 저장했다가 방류함으로써 강우가 한꺼번에 한강본류로 흘러들어가 범람하는것을 방지한다.
이를위해 한강유역 전체의 강우량, 각 댐의 수위를 조절용댐에서 흘려보낸 물이 하류에 이르는 시간등을 종합적으로 판단, 각 댐에서의 방류량과 시간등을 결정하게되는데 2만5천여평방km에 달하는 넓은 한강유역의 강우량 등을 정확하게 예측할수 없어 어려움이 많다.
또 현재의 홍수조절댐의 용량은 소양 5억t, 화천댐 2억1천5백만t 등으로 지속적인 폭우에는 곧 한계를 드러내 홍수조절을 어렵게 하고있다.
이번 홍수 때 화천댐은 지날달 31일 상오11시에, 소양댐은 2일 상오2시에 각각 만수위에 접근, 호우경보가 발효중인 상태에서 방류를 함으로써 인도교의 수위가 위험수위를 훨씬 넘도록 만들었다.
즉 한강홍수통제소의 이번 홍수통제는 훙수조절댐의 물을 사전에 방류함으로써 댐의 홍수조절용량을 극대화하는 예비방류가 미흡했던 것으로 보여진다.
서울·영서지방에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지난달 31일 하오부터 미리 방류를 했더라면 인도교 수위가 위험수위는 넘지 않았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바람에 한강인도교의 수위는 1일 상오 9시만해도 4·5m에 불과했으나 이날 하오 3시경계수위인 8·5m를 넘어선후 큰폭으로 늘어나기 시작, 2일 상오9시엔 위험수위인 10·5m를 넘어섰다.
하오 8시에는 수위가 11m3cm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다행히도 상류쪽에 호우가 멎으면서 방류량이 줄어 그이후부터는 조금씩 떨어지기 시작, 하오9시 11m1cm, 10시엔 11m로 낮아졌으며 3일 상오4시엔 위험수위인 10·5m이하로 내려갔다. <이덕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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