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 손질하는 데 쓴 돈 … 책·신문 구입비의 5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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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 가구가 매달 책과 신문.잡지를 사는 데 쓰는 돈이 월평균 음주 비용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3일 통계청에 따르면 전국 가구의 지난해 1~3분기 월평균 서적.인쇄물 구입 비용은 1만405원에 머물렀다. 2003년에 1만1176원이었던 서적.인쇄물 구입액은 2004년엔 1만931원을 기록하는 등 계속 줄어드는 추세다. 2004년 서적 구입액은 7750원으로 전년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신문 구입비는 2755원으로 12.8% 감소했다.

이에 비해 술.담배를 즐기거나 이발.미용 등 치장을 하는 데 쓰는 돈은 서적.인쇄물 구입 지출을 크게 앞질렀다. 지난해 1~3분기 각 가구가 이.미용비로 지출한 금액은 월 평균 5만2501원이었고 각종 장신구를 사는 데 쓴 돈은 1만3427원이었다. 또 2004년 전국 가구의 월평균 음주 지출(주류 구입비 포함)은 5만6434원, 지난해 1~3분기 담배를 사기 위해 쓴 돈은 월평균 2만1094원으로 집계됐다. 책과 신문 구입 비용이 줄고 있지만 술.담배 소비와 관련한 지출은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한국인들의 서적.인쇄물 구입 지출은 매우 적다. 지난해 9월 기준으로 일본 전국 가구의 도서.인쇄물 지출액은 4464엔(약 3만8227원)으로 한국의 3배 이상이었다. 전체 소비 지출에서 서적과 인쇄물 구입 비용이 차지하는 비율을 비교한 결과 한국은 0.5%, 일본은 1.5%를 차지했다. 두 나라의 소득 격차를 감안해도 한국이 책과 인쇄물을 사는 데 상대적으로 인색하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일본의 경우 도서.인쇄물 구입 지출 중 69%가 신문 구입비인 데 반해 한국은 25%에 그쳤다.

인터넷의 확산으로 책과 신문을 읽는 시간도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2004년 통계청의 생활시간 조사에서도 전체 국민이 신문을 읽는 시간은 하루 평균 6분으로 1996년 조사 때의 8분보다 2분이 줄었다. 독서 시간도 96년 9분에서 2004년 8분으로 감소했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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