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는 여군 천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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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프랑스 여성들이 군대로 몰려들고 있다. 이미 프랑스에는 사단장급 여장군을 비롯, 1만7천여명의 전투요원과 7백명의 여성장교가 현역으로 복무중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여성의 군대진출을 잘 설명해주는 사실은 프랑스국방성차관이 여성이라는 점이다.
신임 「파비우스」내각의 여성각료 6명중 「에드위지·아비스」 국방차관 (39) 이 특히 눈에 띄는 이유는 프랑스 군대가 여성관리에 의해 지휘, 명령받고 있기 때문이다.
정치학과 법률을 전공한「아비스」 차관은 사회당의 극좌익계로서 정치수업을 연마했고 78년에 의회에 진출, 국방분과위원으로 활약하면서 군대와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79년 그녀는 사회당의 국방문제담당자가 되면서 평화시의 군법폐지 등 중요한 군관계 법률개정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프랑스군에서는 남녀평등이 잘 실현되고 있어 여군은 사무병이나 간호병일 것이라는 일반적인 통념이 깨어진지 오래다.
여군들은 남자들과 똑같은 스파르타식 훈련을 받으며 진급에서도 차별대우를 받지 않는다.
그 대표적인 예가 사단장까지 역임했던 「발레리·앙드레」 장군이다. 르 피가로지는 그녀를 『허리에는 장검을 차고 가슴에는 빛나는 훈장을 달고 인도차이나와 알제리에서 용맹을 떨쳤으며 전선에 낙하산으로 투하돼 작전을 전개한 맹장』으로 묘사하고 있다.
81년말 「앙드레」장군은 간호부대장으로 현역에서 은퇴했지만 84년 7월1일부터는 새로운 여장 「미슐레·샹틀루브」가 그 뒤를 이었다. 「샹틀루브」장군은 현역 프랑스여군 중 최고위 장성이다.
이밖에도 많은 여군들이 전투부대에서 활약하고 있는데 항공모함 클레망소호나 훈련함 잔다르크호에 탑승, 근무중인 여군도 있다. 프랑스공군 최초의 여군 파일러트 3명도 내년부터 트랑살기같은 수송기를 조종하게 된다.
프랑스 국방성산하의 군 엘리트 교육기관인 에클 폴리테크니크 (파리이공대)가 여성의 입학을 허가한 것은 지난 70년으로 73년부터는 교기를 앞세우고 7월14일 국경일 기념행진에 참가하기 시작했다.
프랑스 육군사관학교인 생시르도 이무렵 사상처음으로 여성생도 2명의 입학을 허가했고 남성 최후의 보루였던 리세 밀리테르(군사학교) 도 1604년 개교이래 처음으로 83년 여성에게 개방되었다.
프랑스군대의 남녀평등은 헌병대에서 가장 잘 실현되고있어 7백65명의 여군헌병들은 남자와 똑같이 근무하고있다.
「샤를·에르뉘」국방상은『여성들의 군대진출이 계속 증가추세에 있다.
여군들도 남성이 할 수 있는 일은 모두 잘 해내고 있다』고 말했다.
프랑스정부는 앞으로도 군대의 모든 분야에 여군을 계속 증원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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