맞춤형 줄기세포 원래 없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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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노정혜 연구처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황 교수 논문 조작 관련 2차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대 조사위의 이 같은 발표는 황우석 교수팀이 작성한 2005년 논문의 실체에 대한 최종 판단이다. 결론은 맞춤형 줄기세포가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줄기세포를 만들었다는 증거도 없다는 것이다.

2차 발표의 최대 관심 사항은 맞춤형 줄기세포가 만들어지긴 했느냐, 줄기세포의 원천기술은 있느냐는 점이었다. 조사위는 맞춤형 줄기세포가 처음부터 만들어지지 않았다고 판단한 듯하다. 줄기세포 제조와 관련된 데이터를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2005년 논문의 공동저자인 한양대 의대 윤현수 교수는 "황 교수의 주장처럼 줄기세포를 바꿔치기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기 때문에 맞춤형 줄기세포가 아예 하나도 만들어지지 않은 것을 확신한다"고 말했다.

맞춤형 줄기세포가 없다는 것은 1차 발표 때 거의 결론이 내려진 상태였다. 조사위가 23일 1차 발표 때 2005년 논문의 줄기세포 11개 중 9개는 없고, 2.3번에 대해선 DNA 분석을 해봐야 한다고 밝혔지만 황 교수가 16일 미즈메디병원의 수정란 줄기세포로 '바뀌치기'당했다고 주장한 상황이었다. 이번 조사에서 미즈메디병원 줄기세포라는 점이 확인된 것이다.

또 황 교수가 맞춤형 줄기세포라고 주장한 5개 역시 미즈메디병원 수정란 줄기세포로 확인됐다.

조사위는 원천기술의 존재 여부에 대한 판단은 유보했다. 2004년 논문의 체세포 복제 배아 줄기세포(난자와 체세포가 동일인의 것인 줄기세포)의 진위를 파악한 뒤 결론을 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 사진이 조작됐다는 의혹이 또 제기됐다. 한양대 윤 교수는 이날 "황 교수의 2004년 논문에 실린 사진이 미즈메디병원의 냉동수정란 줄기세포 사진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이 사진이 김선종 연구원의 올 8월 박사학위 논문 사진, 미즈메디병원이 국제학술지 '스템 셀(Stem Cell)'에 2004년 5월 게재한 논문의 사진과 같다는 것이다. 이들 두 논문은 수정란 줄기세포에 관한 것으로 사진도 수정란 줄기세포다. 윤 교수는 스템 셀 논문의 교신저자(논문 내용 문의에 답하는 사람)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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