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도「미신」믿는 선수 많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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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본의 체조 금메달리스트「구시껜·고오치」(선길견행사)는 경기에 임하기 직전 『비종교적인 기도』로 정신을 통일한다고 한다.
서독 핸드볼선수「아스트리트·훈」은 다 헤어진 낡은 바지를 입어야 운이 따른다 했다.
수영선수「브라이언·팔로」(미)는『행운의 물안경』에서 힘이 솟는다.
양궁의 세계적 스타 김진호(김진호) 선수는 주일예배를 잊지 않는다. 『우승은 전적으로 하나님의 뜻』이라는 것이 그녀의 말이다.
오늘날 올림픽출전 선수들은 컴퓨터로 완벽하게 짜여진 훈련에다 유니폼은 기체역학적인 측면을 고려해서 고안한 것을 입을지 모른다. 하지만 아직 많은 선수들이 기도나 자기나름의 독특한 격식에서 또다른 힘과 위안을 얻고 있다.
열렬한 올림픽 팬인 정신과의사「김·말버너」박사는 현대식 훈련과 뛰어난 코치에다 컴퓨터까지 동원해도 선수들의 종교적이고 미신적인 행동들은 여전하다고 지적하고 물리적인 것만으로는 안 된다고 믿는 것이 사람의 마음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2개에 은메달과 동메달까지 목에 건「구시껜」(27)은 경기시작하기 수초 전에는 반드시 눈을 감고 무어라 중얼거린다.
그는 이것이『비종교적 기도』의 일부로 『자신의 모든 에너지를 한데 모으는데 도움이 된다』고 설명한다.
지난 3일 중공과 미국간 여자배구 경기가 있기 전 양팀 선수들은 서로 청색 유니폼을 입겠다고 주장, 30분 넘게 입씨름을 벌였었는데 미국팀 코치 얘기로는 자기팀이 여태까지 청색 유니폼을 입고 중공과 싸워 진 걱이 없었다는 것이다.
결국 중공팀이 양보해 빨간색을 입었는데 미국팀은 이 경기에서 중공을 3-1로 신나게 눌러버렸다.
이외에도 그런 종류의 미신은 한두가지가 아니다.
미국의 필드하키선수「카렌·샐더」은 아이로니컬하게도 기독교에서 가장 기분 나쁜 숫자인 13번을 등에 달아야 뛰며, 경기도중에는 껌을 씹어야 한다.【LA A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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