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과 서양적 사고의 차이 보는것같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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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이번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조국을 버리고 출전한 두선수가 있어 매스컴의 시선을모으고 있다.이들 두 선수는 남아공출신의「졸라·버드」양과 「시드니· 매리」 군. 이들은 각각 남아공의 백인소녀,흑인청년으로 인종차별이유로조국을 떠나 제각기 영국과미국국적으로 육상경기에 출전하고 있다.
「버드」 양은 18세소녀로 맨발로 3천m뉵상에서 세계기록을 세웠으나 남아공이 인종정책 때문에 국제올림픽위원회 (IOC) 로 부터 제명돼 어느 올림픽에도 참가할수 없어 영국국적을 얻었다.「매리」 군은 수순 아프리카흑인으로 그의 뒤어난 스포츠 자질에도 불구하고 남아공정부의 흑인 국제경기참가불허를 참지못해 미국국적을 얻어 올림픽 1천5백m경기에 나왔다.
이 두선수의 공통점은 둘다 남아공츨신이라는점과 개인의 스포츠 자질을 세계최대스포츠제전에서 인정 받아 보겠다고 각각 조국을 떠난 것이다.
다른점은 한 선수는 백인으로 올림픽참가가· 문제가 없었으나 남아공이 출전권이 없었기 때문이고 다른 한선수는 흑인으로 아예 처음부터국제경기에 참가할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이 두선수에게서 개인의 소망과 국가의 정책이 서로 상반될때 개인의 소망,즉 자유가 우선이되고 있음을 볼수있다.
남아공은 최근 18명익 「남아공국민이 아닌 사람들」 을공표하면서 「졸라· 버드」를 18명의 맨위에 이름을 올려놓았다.
「버드」 양이 어린나이에 감당할수없는 시련을 겪고있는데 설상가상으로 아프리카흑인 국가들은 「버드」양이 남아공국민임을 어쨌든 부인할수없다는 이유로 「버드」 양의LA올림픽참가를 반대했었다.이들 아프리카국가는 심지어「버드」 양 출전과관련, LA올림픽공동보이코트를 고려하기도 했었다.
다행히 LA올림픽은 혹인국가들의 불참없이 무사히 개막식을 마쳤다.
이제 이들에게 남은것은 이번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냄으로써 조국 남아공의 인종차별정책에 당당히 치명타를 안겨주는 일이다.
이들의 올립픽에서의 ,슴리는 따라서 개인의 자유를 그어느것보다 우선시키는 서양식 사고방식을 재확인해주는일이 될것이다.
이와는 전혀 상반되는 경우가 있었다.
한국의 홍성희양(15·본보7월21일자보도). 미국 LA에 거주하면서 열심히 훈련을 쌓아 리듬체조에서 미국의 2위권까지 올라선 홍양이 태극기를 달고 LA올림픽에 출전하겠다는 뜻이 좌절된것이다.
홍양의 부모는 『미국국적을가지면 미국선수로 올림픽에출전시키겠다』 는 미국올림픽위원회의 권고를 받기까지했다.
『내딸이 미국국기를 달고 나가라고 내가 이곳에서 이고생을 하는줄 아십니까』 -홍양부모는 딸이 출전할길이 막히자 눈물을 지으며 그렇게말했다.홍양자신은 부모보다더큰 좌절감을 느끼고 있을것이다.·
조국을 버린 두선수는 올림픽에 츨전했고 미국의 국적을취득하여 미국선수로 출전하라는 권고를 뿌리친 한 한국소녀는 그 조국의 선수로올림픽에 참가할 자격을 끝내 얻지 못한것이다.동양적사고와 서양적사고의 차이가이렇듯 상반되는 결과를 가져온 것일까.

진창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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