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러간 가요메들리」인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2면

요즘 들어 레코드가에서는 최신히트곡보다는「흘러간 가요 메들리」나「카바레 생음악」류의 레코드나 카세트가 잘 팔리는 이상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동안「저질음반」을 외면해 오던 유명 레코드사마저 다투어 이 시장에 뛰어들면서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불을 지른 것은 지난 3월 무명가수 백승태가 취입한 흘러간 가요 메들리『백승태의 노래하며 춤추고』가 발매된지 4개월여만에 30만장 이상 팔려 나가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운것.
그동안 출반된 히트 신곡집이 겨우 5만장선을 넘을까 말까 하던 실정에 비춰보면 놀라운 일이 아닐수 없다.
요즘 붐을 타고 잘 팔려나가는 음반으로는 박일남의 『가요유람선1∼3집』,윤민호의 『카바레 황태자 윤민호 클라이맥스』,설운도의『카바레 현장녹음』,김연자와 오기택의『옛가요 메들리』,윤시내의 『추억의 노래』등이다.
또한 최근 유행하기 시작한 일본풍의 반주음악인 『따라 부르세요』『가라오께』등도 꽤 나가고있다.
본래 이 음반들은 군소업체들이 싸구려 테이프에 담아 내놓거나 해적판으로 팔리던 것들.일반 신곡음반이 12∼17인조의 밴드에 맞춰 불러 8백만∼1천만원씩의 제작비가 드는 반면 이 테이프들은 2∼4인조의 밴드및 독주반주를 쓰거나 카바레 현장에서 녹음하는 등 날림제품이 많았다.
레코드가에서는『그동안 방송을 통해 히트한 노래들이 너무 젊은이층에 편중돼 중년층이상이 즐길 곡이 없었기 때문』으로 풀이하고 『군소업체나 PD들이 하던 것을 유명메이커들도 따라 나서는 것은 단기적으로는 성공할지 모르나 우리가요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