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인 수녀 '송년 기도시' 9. 눈사람 부모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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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한숨 쉬는 어머니

그리움을 표현 못 해

헛기침만 하는 아버지

이 땅의 아버지 어머니들은

하얀 눈사람으로 서 계시네요

아무 조건 없이 지순한 사랑

때로 자식들에게 상처 입어도

괜찮다 괜찮다

오히려 감싸안으며

하늘을 보시네요

우리의 첫사랑인 어머니

마지막 사랑인 아버지

늘 핑계 많고 비겁하고

잘못 많은 우리지만

녹지 않는 사랑의 눈사람으로

오래오래 우리 곁에 계셔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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