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 교수팀 '원천기술' 논란 가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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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27일 황 교수팀이 냉동 보관하다가 녹여 검사한 세포덩어리의 DNA지문이 핵을 제공한 환자의 체세포 DNA지문과 일치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황 교수의 원천기술 보유 여부에 대한 논란은 확산되고 있다.

◆ 어디까지가 원천기술?=황 교수팀이 올해 5월 논문을 발표했을 때 사이언스가 배포한 보도자료에는 "(2004년에) 복제된 인간 배반포로부터 최초로 인간 배아줄기세포주를 확립한 한국의 연구자들은 이번(2005년) 연구를 통해 그들의 실험단계를 한층 발전시켰다. …연구자들은 발전된 실험 기법으로 2004년 사이언스지에 발표됐을 당시보다 10배나 더 효율적으로 줄기세포주를 만들 수 있었다"라고 돼 있다. 사이언스 측은 2005년 논문의 원천기술이 2004년 논문에 사용한 기술과 동일한 것으로 보고 있다는 얘기다.

마리아생명공학연구소의 박세필 소장은 "2004년 논문의 원천기술은 ▶사람의 난자에서 핵을 제거한 뒤 사람의 체세포 핵을 이식해 만든 복제 배아를 4~5일간 키워 배반포세포까지 자라게 하는 기술과 ▶이 배반포세포에서 '내부세포 덩어리(inner cell mass)'를 떼어내 배양접시에서 줄기세포로 키워내는 기술로 나누어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인간체세포복제 배아줄기세포를 만드는 원천기술은 이 두 과정을 거칠 때 완전한 것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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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교수팀의 기술수준은?=첫째 과정은 황 교수의 서울대팀이 거의 전담했고, 둘째 과정은 미즈메디병원 연구원들이 주로 담당했다.

황 교수팀 외에는 아직까지 세계적으로 첫째 과정조차 성공한 사례가 없다. 최근 스코틀랜드 뉴캐슬대 연구팀이 복제배아를 배반포기 단계까지 만들었다는 영국 BBC방송의 보도가 있었지만 아직 논문 등으로 입증된 것은 아니다. 반면 황 교수팀은 복제배아가 배반포기 단계까지 진행되는 전 과정을 촬영한 사진 등도 갖고 있다. 대부분의 전문가도 황 교수가 이 단계의 기술까지는 보유한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배반포기 세포를 줄기세포로 배양하는 과정의 의미도 작지 않다. 박세필 소장은 "동물 복제의 경우 체세포복제 배아를 통해 만들어지는 내부세포덩어리의 세포 숫자(15개가량)는 수정란 배아(20~25개)에 비해 적다"며 "핵치환이나 전기충격 등 복제 배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세포에 뭔가 유전자결함이 생기는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에 그것을 줄기세포로 배양하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 원천기술 보유 어떻게 확인하나=서울대 조사위가 DNA검사를 의뢰한 환자맞춤형 줄기세포 시료 가운데 하나라도 체세포 DNA지문과 일치한다면 황 교수팀이 원천기술을 보유했을 가능성이 크다. 이 시료가 배반포기 단계의 세포덩어리인지, 분화능력 등을 확인한 진짜 줄기세포인지에 따라 원천기술을 온전히 보유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다.

만약 이 줄기세포 시료들이 모두 환자의 체세포 DNA와 일치하지 않더라도 2004년 논문의 줄기세포 관련 시료가 체세포 DNA와 일치할 경우 원천기술은 갖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다만 이때는 배아가 복제된 것인지 난자의 자연발생에 의해 생긴 것인지에 대해서도 밝혀야 한다.

모든 줄기세포의 DNA가 체세포 등과 일치하지 않아도 황 교수팀이 복제 배아를 배반포 단계까지 자라게 하는 기술은 가졌을 것으로 보인다.

특별취재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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