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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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지구 저편의 나라 세네갈공화국의「압두·디우프」대통령이 9일 내한했다.
세네갈은 아프리카대륙의 가장 서쪽에 있는 나라요, 「디우프」는 2m11cm로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대통령이란 점이 인상적이다.
그러나 세네갈이 자랑할 수 있는 것은 축복을 받은 땅이란 점이다. 세네갈은 군사쿠데타가 없었던 몇 안되는 아프리카나라중 하나다.
프랑스의 식민통치를 받았으면서도 프랑스와 사이가 좋은 나라란 점도 특이하다.
세네갈 사람들은 월드컵 축구에서 프랑스가 출전하는 경기는 빼놓지 않고 관전하며 승패에 따라 자기 나라 일처럼 기뻐하고 안타까와한다.
프랑스의 세네갈 지원이 막대하고 정부의 주요부서나 기술분야에서 프랑스인 고문의 역할이 아직까지 큰 것도 그 원인이겠다.
세네갈의 국부 「상고르」가 프랑스 제5공화국 헌법 기초에 참여했고, 프랑스어로 시를 썼으며, 그의 아내가 프랑스 출신이었다는 것이 국민들의 이해와 긍지를 높여준 점도 있다.
프랑스어가 공용어이고 수도 다카르가 프랑스풍의 시골 도시를 연상케하는 것도 우연은 아니다.
2O년을 통치하고 스스로 물러난「상고르」에 이어 83년 「디우프」는 2대대통령이 되고 83년 총선거에서 승리, 재선했다.
그 역시 프랑스의 소르본대학에서 법학과 정치학을 전공한 유럽귀족풍의 신사로 민주주의 발전을 제1목표로 내세우고 있다.
「디우프」는 「상고르」보다 한발 더 나간 개혁정책을 폈다. 모든 정당의 융화와 언론 통제의 철폐가 취임후 그의 첫 업적인 것도 인상적이다.
그러나 그는 지금 세계의 큰 과제 앞에 있다. 경제 발전, 잠비아와의 융합과 사회발전, 수도 다카르를 벗어나면 세네갈은 아직 대부분 미개발 황토지대다. 땅콩과 인광석에 의존하는 경제로 생긴 지역과 계층간의 심한 격차를 해소해야 한다.
세네갈은 81년 12월 잠비아와 세네-잠비아연방을 구성했다. 그러나 아직 실질적 융합이 부진한 상태다.
낮은 소득에 비해 중학까지 의무교육을 실시하는 등 민족적 자존심은 강하지만 국민은 월로프족등 무려 ⑩여종족으로 융화가 문제다. 그 중엔 소설『뿌리』의 주인공 「쿤타·킨테」를 낳은 만딩고족도 있다.
회교국 특유의 일부다처제가 아직 인정되는데다 신랑이 평생 신부집 생계도 떠맡는 관습때문에 노총각이 많은 것도 골치다..
62년 우리와 수교후 두나라 지위가 더욱 다져지고 있는 것은 반갑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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