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시, 교통파업에 벌금 소송 … 1인당 최고 2만5000달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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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미국 뉴욕시가 대중교통 파업 이틀째인 21일 파업을 끝내기 위해 파업 지도부를 강하게 밀어붙였다.

노조에 하루 100만 달러씩의 벌금 부과 판결을 받아낸 데 이어 파업에 가담한 조합원 개인에게도 최고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리는 소송을 추진 중이다.

뉴욕주 대법원은 이날 "대중교통 직원노조(TWU)가 불법 파업을 당장 중단하지 않으면 노조 간부들을 구속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노조 측 변호사에겐 TWU 간부들을 22일 법정에 출두하라고 명령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출두를 거부하고 있다.

뉴욕시도 이날 3만4000명의 파업 노조원들에게 직장복귀 명령을 내려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복귀 명령이 떨어진 뒤에도 파업을 계속하면 시 당국은 노조원 개인에게 최고 2만5000달러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

마이클 블룸버그 뉴욕시장은 이날 파업으로 인한 경제손실을 부각하며 노조를 공격했다. 그는 "노조는 서민들을 위해 파업을 시작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번 파업으로 작은 가게를 하거나 직장에 다니는 이들이 가장 큰 피해를 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파업으로 음식점과 박물관 손님이 각각 40%, 80% 감소했고 브루클린의 한 쇼핑센터는 손님이 90%나 줄었다"고 말했다. 뉴욕 TWU의 상급단체인 국제 TWU도 파업 중단과 협상 복귀를 촉구했다. 그러나 노조는 "사용자인 메트로폴리탄교통공사(MTA)가 연금 부담률을 월급의 2%에서 6%로 높이려는 시도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한편 대중교통 파업 이틀째를 맞은 뉴욕 중심부의 맨해튼은 첫날에 비해 비교적 안정된 모습을 보였다. 수십만 명의 시민은 영하 5도의 추위 속에서 전날과 같이 도보나 자전거 등을 이용해 출퇴근했다. 그러나 전날 펜실베이니아역 등에서 빚어졌던 혼란은 크게 줄었다. 또 식당.백화점.상가 등의 매출이 평소의 절반 이하로 곤두박질쳤지만 월가의 대형 금융회사들은 큰 문제 없이 돌아갔다.

뉴욕=남정호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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