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레저] 유물을 부숴? 어린이 체험 학습 눈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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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관 1층에 자리 잡은 어린이박물관이 내세운 표어는 '교과서 같지 않은 박물관'. 아이가 직접 만지고 던지고 깨고 부수는 과정 속에서 우리 유물의 아름다움을 몸으로 느끼게 하는 체험박물관이다.

홈페이지 예약이 밀리는 것이 단점이지만 시간이 넉넉한 방학을 이용해 아이에게 놀이터 같은 박물관 구경을 한 번쯤 시켜주는 것이 좋겠다. 아이들이 싫증내지 않을 적절한 시간대인 1~2시간 안에 관람과 학습과제 자료를 마무리할 수 있게 꾸린 점이 돋보인다.

예를 들면 고대 부족 족장과 금관을 쓴 신라 임금이 타임머신 타고 만나 논쟁을 벌이는 '족장회의' 역할 연극, 삼국시대 악기를 만들어 향가를 배우는 '삼국시대 교향악단' 같은 교육 프로그램이 자칫 고리타분하고 지루할 수 있는 박물관 관람을 신나는 장난으로 바꿀 수 있다.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이 긍지로 내세우는 또 하나 명물은 공연장인 극장 '용'. 박물관 가운데 있는 열린 마당을 따라 계단을 올라가면 왼편 서관에 '용'이 나타난다. 870석 크기의 극장 '용'은 판소리에서 발레까지 각종 무대 공연을 소화하는 곳이다. 개관 뒤 벨기에 서커스 극단의 '바니의 현기증', 안은미 컴퍼니의 무용, 영화 '왕의 남자' 원본으로 널리 알려진 연극 '이'가 이 무대를 빛냈다. 23~25일 '크리스마스 시네마 콘서트 나윤선 퀸텟', 26~31일 '뮤지컬 스토리 콘서트'가 이어진다. 1544-5955.

용산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 멋진 자연 환경 유람. 전시장에 들어가지 않더라도 탑. 석등.석비 등이 서 있는 정원을 산책하는 맛도 일품이다. 박물관 앞마당에 있는 거울 못과 미르 폭포, '심인당'이라 이름 붙은 작은 사각 연못이 있는 뒷마당 등 느린 걸음으로 도시 생활의 바쁜 호흡을 가다듬을 수 있는 너른 풍경이 펼쳐진다. 피곤한 심신을 추스를 수 있는 카페테리아와 전통찻집도 야무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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